국적 저비용항공사(LCC) 1위 기업인 제주항공이 다시 한번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7일 인천~베트남 노선에서 누적 탑승객 3,0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 2006년 6월 첫 취항에 나선 지 9년 7개월 만에 이룬 실적이다.
지난 2005년 LCC 사업에 뛰어들었던 제주항공은 불과 10년 뒤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LCC 사업 진출을 주도한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회장은 경영전략회의 때마다 "이제 '빅3' 진입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장 성공을 발판으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 외형을 더욱 불릴 방침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총 40대의 항공기로 60여 개 노선에 취항해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회사를 '빅3'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채 부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2020년 이후 장거리 노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당장 올해 상반기 중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이 일본 등 핵심 노선을 중심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현재 5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국적 LCC 업계가 6자 경쟁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이후 불거진 LCC 안전 문제도 넘어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압력조절장치 고장으로 항공기가 급강하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오는 3월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항공기 예비 엔진 2대를 들여오는 한편, 하반기 중 150억원을 투자해 조종사 모의훈련장치(SIM)를 직접 구매해 운용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