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라질, 80년만의 최악 불황에 연례 카니발 줄줄이 취소

최악의 불황을 맞은 브라질이 국가적 상징이나 다름없던 카니발 행사마저 줄줄이 포기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의 여러 도시가 내달 초로 예정됐던 연례 카니발 행사 취소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카니발을 취소한 도시에는 캄피나스, 포르투 페헤이라, 마카파, 라브라스 두술 등이 포함됐다.

인구 300만 도시인 캄피나스는 세입 감소로 카니발 비용 130만 헤알(약 3억8,000만 원)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으며, 포르투 페헤이라는 신형 구급차를 구입하기 위한 12만 헤알(약 3,595만 원)을 아껴야 한다며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카니발을 취소했다.


올해 카니발을 포기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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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당국이 카니발을 취소해도 브라질 사람들은 2월 초순에 예년과 같이 닷새에 걸쳐 길거리에서 파티를 즐길 것으로 보이지만, 카니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바스쿨 주관 공식 퍼레이드가 볼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카니발로 관광객 100만 명을 모은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직 취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브라질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성장률도 -2.9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930년대 이래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이는 집권 13년 동안 세계적 원자재 호황에 힘입어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인기를 끈 여당 노동자당(PT)이 원자재 가격 폭락에 대비하지 않아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정부패가 노출된 것도 정국 불안에 따른 경기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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