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뭄 극복 호주의 교훈] 건물마다 초록 식물… 1만5000명 재활용수 이용

■ 濠 센트럴파크 지구 가보니

지하에 설치한 시설로 물정화해 공급… 집·상가 일반 수도료보다 50% 절약

韓은 적극적 지원책 없어 시설 못늘려… 요금할인도 지자체마다 달라 불만 커

호주 시드니 센트럴파크
호주 시드니 센트럴파크 빌딩 각층에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센트럴파크 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재활용시설을 설치해 1만5,000여명에게 재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시드니=강동효기자


호주 시드니 센트럴 기차역 인근을 걷다 보면 건물 각 층마다 푸른 식물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는 빌딩들이 눈에 띈다. 지난 2013년 완공한 센트럴파크 지구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물재활용 빌딩들이 위치해 있다. 11개의 빌딩과 상가로 구성된 센트럴파크는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근 5,000가구에도 재활용수를 공급한다. 센트럴파크의 재활용수를 이용하는 인원만 무려 1만5,000여명에 달한다. 빌딩 각 층마다 자라는 식물들도 재활용수를 공급받아 성장한다. 센트럴파크 재활용 설비를 관리하는 리사 맥린 플로시스템스(Flow Systems) 매니저는 "지하에 설치한 재활용수 시설을 통해 한번 사용한 물을 정화한다"며 "수질은 일반 상수도업체와 동일해 재활용수를 공급받는 집과 상가에서는 상수도 비용의 50%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한번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는 것을 중수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중수도 보급 시설을 확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아직 초기 단계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전국 중수도 시설은 431개소로 하루 처리량은 86만㎥ 수준이다. 이는 전국 지하수 이용량(하루 1,115만㎥)과 비교하면 8% 수준에 불과하다. 현행 수도법상 건축 연면적 6만㎥ 이상의 숙박·목욕업 관련 시설물에 대해서는 중수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레저시설 등에는 설치가 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빌딩과 아파트 단지는 아직 중수도 설치에 미온적이다. 수도요금과 비교하면 설치비용이 비싸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수도 설비를 설치한 기업들도 불만이다. 상수도 공급처에 따라 지원 혜택이 제각각인데다 혜택 기간이 지나치게 짧기 때문이다.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중수도 설치 소유자에게 수도요금을 경감할 수 있다. 천안시는 중수도를 설치한 기업을 대상으로 중수도 사용량에 비례해 수도요금을 30% 감면해주고 있다. 감면 기간은 10년이다. 반면 아산시는 15년간 중수도 사용량의 65%를 감면해주고 있다. 또 K-water로부터 상수도를 공급받는 기업은 중수도 사용량에 비례해 영구히 요금을 감면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중수도 설비를 설치한 기업과 지자체에서도 '일관된 혜택을 주도록 정부가 나서라'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드니=강동효기자 kdhyo@sed.co.kr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