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M아카데미] SSC, 원가 절감·업무 효율 극대화 '열쇠'

포춘 500대 기업 75%가 운영●대상·범위 확대 모색할 때

EY한영 어드바이저리본부 이창현 상무

최근 글로벌 경제 악화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비핵심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있고 건설업과 중공업을 필두로 금융·제조업 할 것 없이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등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악전고투하고 있다. 경기침체기에 대다수 기업은 성장보다는 생존에 집중하며 핵심경쟁력을 보유한 판매·기술·제조 부문보다는 재무·총무 등 지원부서를 우선적으로 축소한다. 그러나 인위적이고 일회성의 조직 축소는 구성원의 사기·업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에 따라 비대해지는 지원부서에 대해 상시적인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지원부서의 업무를 공유하는 서비스 체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 글로벌 경제악화가 부른 기업 구조조정

지원부서 일회성 인력 감축은 득보다 실

유사 업무·조직 통합 '규모의 경제' 추구


SSC(Shared Service Center)라 일컫는 공유 서비스 체계는 기업 내 국가별·계열사별로 흩어져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원조직의 공통적인 업무들을 하나의 통합된 조직에서 수행하는 개념이다.

SSC 도입 목적은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극대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계열사별로 운영되는 유사한 업무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계열사 중 가장 우수한 사례를 중심으로 업무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고 인력 간 건전한 경쟁 유도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룹 차원의 정책 일관성을 전파·유지하고 계열사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도 효율적이다.

SSC는 지난 1980년 말~1990년대 GE·바스프(BASF)·IBM 등 글로벌 기업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고 국내는 2000년대 중반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 계열사·국가별 지원부서 업무 통합 필요

GE·IBM 필두로 국내 대기업도 SSC 도입

비용 10% 이상 절감… 추가 수익 창출 효과도


GE는 회계부서 통합을 통해 30%의 원가 절감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자금 업무를 통합해 투자 기회를 증대시키고 다양한 통화에 대한 위험 회피비용을 최적화하게 됐다. 세계적인 화학 기업인 BASF는 인수합병(M&A)으로 인수된 이질적 기업들의 프로세스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SSC를 도입했다. 2012년 EY글로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SSC를 도입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인사 업무의 88%, 재무 75%, 정보기술(IT) 56%, 구매 35%를 통합했다. 이들 기업 중 64%가 기존 운영비용 대비 10%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최근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서 연구개발(R&D)·마케팅·조세 업무 등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는 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화된 연구조직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일부 SSC 조직은 기업 내부의 지원 서비스를 넘어 외부시장에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SSC는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의 지원부서 업무 통합으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우선 국가별로 상이한 세법 등 지역적·산업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

● 부작용 최소화하려는 노력 수반돼야

중앙집중형 업무와 계열사 자체 업무 구분

품질기준 설정 통해 서비스 개선 동기부여를


계열사에 적시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등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룹·계열사·SSC 조직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의사결정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사업무를 통합하거나 R&D센터와 같은 전문조직을 만들 때 지역별로 상이한 고객과 시장상황을 고려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통합 배치해야 한다. SSC를 통해 중앙집중형으로 통합해야 할 업무와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할 업무를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품질기준(SLA)을 계열사와 합의해 명확히 하고 이를 기준으로 평가·보상함으로써 서비스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운영상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고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협의체와 의사결정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이상의 SSC 개념은 이제는 포춘 500대 기업 중 75%가 운영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지만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지원부서의 원가 절감과 업무 효율성 향상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창현 EY한영 어드바이저리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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