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만 첫 여성 총통 탄생] 2000년 정계 진출… 민진당 최초 여성 당 주석 올라… 파벌 잠재우고 국민당과 선거 7번 승리 '선거의 여왕'

차이잉원은 누구

차이잉원(60) 신임 대만 총통 당선자의 롤모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독일 경제를 회생시킨 메르켈 총리처럼 1%도 되지 않는 경제성장률로 시름하는 대만경제를 다시 아시아의 용으로 부활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대만의 첫 여성 총통인 차이 당선자의 정치 경력은 고작 12년이다. 대만 최고 명문대인 대만국립대 법대를 졸업한 후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모교인 대만국립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중 지난 2000년 국민당 소속으로 처음 정계에 진출해 대륙위원회 주임을 맡았다. 45살이던 2004년 민진당으로 옮겨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그 이후 2006년에는 부총리가 됐고 2008년엔 최초의 여성 당 주석에 올랐다.

그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경제 관련 정부 업무에도 경험이 많다. 리덩후이 전 총통 시절 행정원 경제부에서 국제경제조직수석법률 고문을 맡았으며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수석교섭대표를 맡았다.

차이 당선자는 대만 정치판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통한다. 천수이볜 전 총통의 부패로 위기에 몰렸던 민진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당내 파벌 싸움을 잠재우고 9번의 선거에서 국민당을 7번 이겼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선거에서는 거듭 고배를 마셨다. 2010년엔 신베이 시장 선거에서 주리룬 후보에게 5%포인트 차이로 패했고 2년 뒤 총통 선거에서는 대학 선배로 친한 사이인 마잉주 현 총통에게 6%포인트 차이로 졌다. 두 번의 패배는 차이 당선자를 정치적으로 성숙시켰다. 양안관계에 날을 세우던 정책을 현상유지로 바꾸며 중도층을 흡수했고 증권시장 등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으로 안정유지 성향인 중산층을 민진당으로 끌어들였다.

차이 당선자는 부동산·호텔·건설·자동차정비 등으로 부유한 차이제성의 11남매 가운데 막내딸로 태어났다. 모친은 네 번째 부인이고 할머니는 대만의 산악지역에 살아온 원주민 파이완 족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으로 고양이를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조상의 출신을 따지는 대만에서 차이 당선자의 조상은 청나라 시절 중국 푸젠성에서 대만으로 이주해온 이른바 '객가인(客家人)'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1940년대 후반 국공 내전 뒤 대만으로 건너온 국민당 인사들의 출신과 자신의 출신을 대비하며 "객가의 딸이 총통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타이베이=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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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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