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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 막자"… 현금 다 쓰려는 동양

회사측 "투기 세력 사전에 차단"

시멘트 판 돈으로 빌딩매입 추진

주주는 "경영진 엉뚱한 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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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르면 이달 중 법정관리를 졸업할 것으로 보이는 ㈜동양이 동양시멘트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 5,000억원을 소진하기 위해 사옥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 측은 현금을 노린 투기세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주들은 본업과 무관한 빌딩에 대규모 유동성을 사용하는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최근 삼성금융프라자빌딩(삼성동 142-43번지) 인수를 위해 소유주인 삼성SRA자산운용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수가는 1,75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SRA자산운용 측은 삼성금융프라자빌딩 분리 매각보다는 펀드 내 오피스빌딩 3개를 묶어 통매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어 양측 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동양은 역삼 테헤란로 소재 PCA타워와 상암동 팬택 본사도 매입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은 "(법정관리 졸업 후) 현금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유동성을 미리 줄일 필요가 있다"고 사옥 매입 이유를 설명했다. 동양은 지난해 말 자산매각을 위해서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했다. 또 선임 가능 이사 수를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사내이사 7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임기 3년의 새 이사진을 꾸리는 등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장치들을 강화했다.

하지만 임직원 400여명 수준인 동양이 본업인 레미콘 사업과는 무관하고 부동산 경기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때에 대규모 빌딩을 매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1월 중 동양이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경영 사안에 대해 법원이 아닌 주주들의 통제를 받게 될 경우 '사옥 매입-보유 현금 소진-기업가치 하락-적대적 M&A 가능성 차단'이라는 도식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경영진이 최근 사옥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법원 보호하에 있을 때 현금을 소진해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풀이된다"고 꼬집었다. 지분 8.87%를 보유한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유진기업 측도 "현금을 소진하면 나중에 큰 기회비용을 치를 수 있다"며 "경영진이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석·서민준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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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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