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막내린 中 '바오치시대'] 위안화 방어도 빨간불

정부 점진적 약세 유도 불구

급격한 자본유출 막기엔 한계

투자자들도 가치하락에 베팅


중국 경제의 '바오치(保七)' 시대가 끝나면서 위안화 가치 방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 베팅 세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관리 가능한 점진적인 위안화 약세다. 위안화 고시 환율을 시장 환율에 조금씩 맞춰가는 방식으로 약세를 유도해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고 수출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화폐가치 절하를 통해 자국의 불황을 외국으로 넘기는 '불황의 수출' 전략이다. 최근 역외은행에 지급준비율제도를 적용하고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도 급격한 위안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점진적인 약세가 아닌 급격한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 위안화가 달러당 6.7위안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달러당 7위안대 중반까지 치솟을 것(가치 하락)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라보뱅크는 올해 위안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15%가량 절하된 7.6위안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라울 팔 전 헤지펀드 매니저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매우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위안화를 떠받치는 데 돈을 계속 낭비하기를 원하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점진적인 절하보다는 시장의 힘을 받아들이는 과감한 절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티시의 노르딘 남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위안화 하락 추세는 여전하다"며 올해 말 달러당 6.95위안까지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약세의 진원지는 역외 외환시장이다. 중국이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도를 택하고 있는 역내 외환시장을 통제하면 할수록 역외시장을 통한 자본유출(위안화 매각)이 확대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이 '하나의 위안화, 두 개의 환율'에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책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전날 역외 은행에 지급준비율제도를 도입해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하자 대만과 싱가포르 은행이 위안화 예금금리를 올려 조달한 위안화를 홍콩 은행들에 빌려주고 이익을 남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달러를 소진하면서 외환보유액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달러 붕괴를 앞두고 있어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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