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자 이탈률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며 '케이블 엑소더스'가 가속화 되고 있다. 최근 지상파 등 대형 방송사와 협상에서도 지지부진했던 것은 결국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가는 가입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간 케이블TV 가입자는 16여만명이 빠졌다. 미발표된 12월분까지 합치면 약 20만 가구가 케이블TV를 해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가입자는 1,463만명이었지만 11월 1,447만명으로 순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치로 2014년 최대 순감 기록인 15만명보다 많다.
이탈한 가입자는 인터넷TV(IPTV)로 쏠린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IPTV 지난 해 12월 가입자는 지난 해 1월에 비해 약 150여만명이 늘어난 1,245만 가입자를 기록했다.
특히 각종 부가 서비스에서 경쟁 플랫폼인 IPTV에 밀린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부가 서비스인 VOD를 볼 수 있는 디지털방송 가입자도 지난 해 1년 간 전체 케이블 가입자 대비 6%(42만명) 상승에 그쳤다. 최근 벌어지는 지상파와 잦은 분쟁으로 결국 케이블TV의 서비스 질 저하로 인식되는 것도 문제다.
문제는 가입자 이탈 추세를 막을 방안이 딱히 없어 케이블TV의 협상력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대 협상 상대인 지상파방송사에 계속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케이블TV 업체 중 가입자 이탈률이 가장 높은 씨앤앰은 기존 '케이블TV 동맹'을 깨고 최근 MBC와 VOD(주문형비디오) 협상을 단독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 씨앤앰은 주요 대형 MSO(복수케이블사업자) 5개사 중 지난 1년 사이 가입자 10만여만명이 빠졌다.
케이블TV가 할 수 있는 건 현재 지상파와 재송신료(CPS) 관련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뿐 이라는 의견이 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를 무기로 쓸 수 있는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TV는 쓸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며 "현재 지상파와 걸려있는 법원 결정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