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파업 강행 조종사노조에 뿔난 대한항공 일반직원

37% 임금 인상 무리한 요구에 파업투표 두차례 연장 꼼수까지

일반노조, 쟁의 방침 정면비판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회사의 비(非) 조종사들로 구성된 일반 노조가 파업 반대성명을 발표해 '노노 갈등' 양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파업 관철을 위해 투표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해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지난 20일 '조종사 노조 쟁의 찬반투표를 바라보는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조종사 노조의 쟁의 방침을 정면 비판했다.

일반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조종사 노조의 쟁의 관련 찬반투표는 배고파서 못살겠다는 절박한 생존권 요구가 아닌 노조 집행부의 명분만을 내세운 것으로 파업 피해를 강요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노조는 이어 "파업몰이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고 운항직종 외 객실·정비·운송·예약·판매 등 20여개의 직종에 대한 배려는 전무한 상태"라며 "지난 2005년 조종사 파업으로 과연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일반노조는 2005년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2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을 때 승객들로부터 1차적 피해를 받았던 것은 자신들이라며 직종 간 이질감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임금을 한꺼번에 37%나 올려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총 급여가 37% 인상됐다며 이를 기준으로 자신들의 임금도 높여달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의 지난해 급여 인상률은 전 계열사를 합쳐 6.2%이며 이중 자사로부터 받은 급여 인상분은 1.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조종사 노조는 37%가 잘못 계산된 수치임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인상요구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파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또한 이 과정에서 파업 찬반 투표 마감일을 두 차례나 연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22일까지였던 투표 마감일을 오는 29일로 미뤘다가 최근 2월1일로 또다시 연장했다. 전체 조종사 1,800여명 중 과반인 900명 이상이 파업에 찬성해야 하는데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자 마감일을 연장하는 꼼수를 쓴 것이다. 대한항공에는 조종사 노조(1,085명) 조종사새노조(760명), 일반노조(1만6,000여명) 등 3개 노조가 결성돼 있다. 이중 조종사새노조는 파업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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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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