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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관리리츠인 A사 대표 B씨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영업인가 반납을 고민하고 있다. 이유는 당초 상장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으나 현재 상황이라면 상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A사는 지난 2012년 상장 규정에 맞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심사를 청구했으나 한국거래소의 질적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상장이 좌절된 바 있다. B씨는 "당초 상장을 전제로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상장이 되지 않는다면 리츠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상반기 중에 거래소의 인식이 바뀌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리츠 인가를 반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B씨가 이 같은 생각을 하는 배경은 금융당국의 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가 거래량이 부진한 종목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시장조성자제도 적용대상 저유동성종목 공표' 대상에서 리츠가 제외된 것은 리츠에 대한 거래소의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거래소 관계자는 "모든 종목에 대해 적용할 수는 없고 시장조성자제도라는 마중물을 부었을 때 유동성이 살아날 수 있는 종목 위주로 선정하다 보니 리츠가 빠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리츠 업계와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리츠협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30일 거래소에 "일반 국민들도 부동산에 안정적으로 간접투자 할 수 있는 리츠의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리츠도 시장조성자제도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종목은 시장조성자가 판단해서 선택하면 되는 문제"라며 "처음부터 리츠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상장된 리츠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상장을 목표로 했던 리츠 AMC들의 의욕도 꺾이고 있다.
상장사인 케이탑리츠·광희리츠·트러스제7호의 주가는 현재 1년래 최고가 대비 20~30%씩 빠진 상태다. B씨는 "어렵게 해서 상장한 회사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주주들 사이에서 상장의 실익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상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츠 AMC 인가를 유지하면 오히려 비용만 더 들기 때문에 인가 반납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리츠 중 가장 최근에 상장된 회사는 2012년 1월에 상장된 '케이탑리츠'다. 4년간 새로 상장된 리츠가 전무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리츠 상장사가 지금보다 늘어나고 제도가 개선된다면 전체적인 리츠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츠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아직까지 정부의 규제가 까다롭고 제도가 미비해 전체적인 리츠 상장사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리츠 시장의 성장성은 밝은 만큼 향후 제도가 개선되고 상장사들이 늘어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