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日 샤프, 대만 홍하이 아닌 일본정부계 주도로 재건"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재건이 일본 민관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대만의 전자업체 홍하이와 일본 정부계열의 민관기구는 각각 7조원과 3조원대의 거액 재건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결국 INCJ의 주도로 결정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샤프가 INCJ 주도로 재건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굳어졌다고 전하면서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 샤프의 주거래은행들이 INCJ가 주도하는 개건 방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은행은 실질적인 채권포기 등 최대 3,500억엔(약 3조5,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INCJ는 샤프 본사에 3,000억엔 이상을 출자해 액정사업을 분사한 뒤 2018년까지 재팬디스플레이(JDI)와 통합, 일본 내 전자전기산업의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JDI는 지난 2012년 INCJ가 히타치제작소·도시바·소니 3개사의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통합해 만든 회사로 현재 INCJ가 지분 3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혁신기구는 샤프와 JDI의 액정사업부분을 통합하면 한국이나 중국의 경쟁업체를 대항할 만한 기술력과 규모를 갖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INCJ는 샤프의 주식 과반을 취득, 임원을 파견해 경영 쇄신을 단행할 예정이다. INCJ는 샤프의 가전사업 부문을 도시바와 히타치의 백색가전과 통합해 ‘스마트 가전’분야로 재육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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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재건을 둘러싸고 INCJ가 3,000억엔 규모의 출자를 제안하자 대만 홍하이가 7,000억엔 규모를 제시했으며 양측이 밀고당기는 신경전을 펼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하이가 샤프 인수가로 6,250억엔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하는 등 신경전이 계속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제시한 금액 자체는 홍하이가 더 높지만 INCJ가 제시한 재건 방안이 신속하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표면적인 금액은 홍하이가 많지만 홍하이 측 안에는 공장 매수 금액 등도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으로는 금액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INCJ는 샤프 재건을 추진하면서 성장성이 취약해 보이는 사업이나 생산설비는 매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익개선을 서두를 예정이라고 한다. INCJ는 작년 봄 이래 신중하게 샤프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왔다. 그 결과 액정기술 등은 세계적인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에도 지원할 가치가 있는 일본의 기간 산업으로 판단한 것 같다. 일본 전기전자산업은 앞으로 샤프 재건을 지렛대로 주요사업 재편이 진행될 전망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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