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급락은 투자 기회"… 올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 1조 몰려

코스피 1월 4% 넘게 하락에 인덱스 펀드 위주 자금 유입

투신권도 15일 연속 순매수… 낙폭 큰 대형주 대거 사들여

기업 이익 전망 나쁘지 않아 리스크 완화땐 급반등할수도



국내외 증시 불안에 현금 보유량을 늘려오던 A(45)씨는 지난 20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떨어지자 2,000만원을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 그는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코스피가 바닥까지 내려왔다는 생각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는 아직 확신이 없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돈을 넣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급락하자 저가매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약 1조원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밀려들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5.84%로 부진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최근 몇 년간 움직였던 박스권의 하단인 만큼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 총 9,16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에는 761억원, 국내 채권형펀드에는 1,408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유형별로는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코스피200지수에 1,606억원, 기타 인덱스펀드에 4,594억원이 몰려 전체 유입자금의 67.7%를 차지했다. 개별 주식형펀드들 중에서는 단기 상승을 노리는 레버리지 펀드들이 인기를 끌었다.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ClassA'가 2,089억원을 끌어모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고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943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716억원)'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515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496억원)' 순으로 자금이 많이 몰렸다.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최근 연이은 급락으로 현재 주가가 낮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2.11%(38.90포인트) 오른 1,879.43에 거래를 마쳤지만 올 들어는 4% 넘게 하락했다. 20일에는 1,840선까지 내려가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9배로 2009년 3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1,950선 이하일 때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됐다"며 "최근에도 유사한 저가 매수 투자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도 펀드 수익률 상승을 노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이 2조8,744억원을 순매도하는 사이 투신권은 1조1,4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투신은 코스피가 2% 급락한 새해 첫 거래일(4일)부터 저점 매수에 돌입해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투신권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1,470억원), LG전자(531억원), 네이버(482억원), 포스코(468억원) 등 대형주들이었다.

투신권은 몰려드는 주식형펀드 자금을 저평가된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PBR를 고려할 때 저평가 구간에 돌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의 매도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대형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저점매수 관점에서 대형주 위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중국의 불안 등 최근 시장 분위기 때문에 대형주의 주가 전망이 좋진 않지만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크게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근의 시장 리스크가 완화되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들의 체질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버틸 만큼 강해졌다"며 "다양한 악재들이 증시에 대부분 반영되고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바닥을 오래 다진 만큼 큰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