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사이드 스토리] 삼성물산 래미안 매각설… 왜 다시 불거지나

삼성·KCC 모두 부인했지만… '윈윈 빅딜' 최적 카드로 예상돼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서 유리… KCC는 수직공급 체계로 시너지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래미안) 매각설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옛 삼성물산 지분 5.76%를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선 KCC가 이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고, 대신 주택사업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루머가 25일 재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주택사업 매각설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KCC 주가는 이날 한때 25%까지 급등하며 강세를 보이다 4.57% 오른 42만3,500원에 마감했다. 확인된 설(說)은 아니고 양측 모두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주가를 움직일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건축자재 제조업체인 KCC가 래미안을 인수하면 수직공급 체계가 마련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주택사업 매각은 검토해볼 만한 카드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건설사 주택사업은 주로 관급 공공주택 사업과 재개발·재건축시장으로 구성된 양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규제가 많고 경쟁이 치열해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물산 고위관계자는 "주택사업은 △저가수주 △과당경쟁 △불법입찰 등 세 가지를 하지 않는 '3불(不)원칙'이 기본"이라고 밝혀 향후 공격적 수주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도 KCC와의 거래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시장의 예상대로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할 경우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가 많으면 '다용도 카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지분 16.4%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에도 결국 합병을 쉽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뉴 삼성'에 주택사업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증언'도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집을 짓는 주택사업과 삼성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주택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KCC는 이날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아다. 양사는 "주택사업 매각 및 인수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주택사업 '빅딜'이 언제든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양사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윈윈 게임'이라는 것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2014년 말 삼성과 한화 간 빅딜도 삼성 미래전략실 1팀의 핵심관계자 서너 명을 제외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히 보안이 유지됐다"며 "내부적으로 딜을 조율할 개연성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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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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