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탈레반 "아프간 평화협상 하려면 외국군 철수해야"

유엔 제재 해제, 카타르 사무소 개소 전제 조건으로 제시

아프간 정부 “탈레반이 협상 조건 제시하는 것은 수용 불가”

아프가니스탄 내전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가 협상 테이블 마련에 나선 가운데 내전의 한 축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외국 군대가 철수하지 않는 한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퍼그워시회의 콘퍼런스에 참석한 탈레반 대표단은 24일(현지시간)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콘퍼런스는 탈레반 대표들이 아프가니스탄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 시민운동가 등을 만나 평화협상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드문 기회이다. 탈레반 대표단의 일원인 모하마드 나임 와르닥은 “외국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한 평화와 안정은 불가능하다”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 군대의 철수와 이슬람 시스템의 확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대표단은 또 탈레반 지도자들의 외국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한 유엔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2013년 오픈했다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반발로 폐쇄된 카타르 주재 탈레반 사무소를 개소하는 것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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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대변인인 자파르 하셰미 대변인은 “외국 군대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을 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과 대화의 문은 열어 두고 있다. 그들의 우려 사항을 논의할 준비는 돼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협상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15년째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끝내려고 지난 11일 4자조정위원회(QCC) 회의가 시작하는 등 국제사회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4자 조정위원회 회의에는 미국, 중국, 아프간, 파키스탄, 중국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탈레반은 4자 조정위원회 회의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협상 테이블에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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