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소리' 돌아가는 날 전 스텝이 나와 배웅할 정도로 정 많이 들었죠"

"첫 원톱 주연에 잠못 이룰 정도의 긴장감"

"연극 활동했던 대구가 영화 배경으로 등장해 정겹기도 하고 중학생 딸 둔 아버지로도 공감"

"로봇과 인간의 교감...깡통에 불과했던 로봇이 딸처럼 중요한 존재로 변해가는 따뜻한 이야기"

■27일 개봉하는 ‘로봇, 소리’의 주연 맡은 배우 이성민 인터뷰



“맨 앞에 이름이 들어간다는 게 어떤 부담과 책임을 지는 건지 제대로 공부한 것 같아요. 제 이름보고 출연해준 배우들도 너무 고맙고, 잘 해줘서 더 고맙고. 흥행요? 하고 싶죠. 안 그래도 선균이랑 통화를 했는데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하라더라고요. 정말로 예능 출연이든 뭐든 다 해 보려구요.(웃음)”


주연을 맡은 연극과 드라마가 절대 적지 않은 데뷔 27년 차 배우 이성민(47·사진)은 영화 첫 시사가 있던 전날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연기와는 거리를 두는 타입으로 아무리 맘에 드는 캐릭터라도 1~2달이면 빠져 나온다”고 덤덤히 말하거나,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대중의 주목을 받아 일약 스타가 됐지만 “기쁘기보다 간절히 바라던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오히려 혼란스러웠다”고 대답하던 모습과는 참 달라 보였다. 그만큼 처음으로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 ‘로봇, 소리(27일 개봉)’에 애착이 가는 듯했다. 흥행도 물론 바라지만 관객들에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단다. “돈 내고 와서 보는 영화인데 아깝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다시금 담담한 모습으로 돌아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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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국내 최초로 실물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배우도 사람이 아닌 로봇을 상대로 연기를 펼쳐야 했다. 다행히 로봇 ‘소리’의 대사를 해주는 배우가 현장에 함께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서로 아이 컨택을 하고 있더라구요. ‘소리’의 연기(?)에 놀란 적도 있는데 ‘나는 더이상 도청을 하지 않는다.’ 같은 대사는 정해진 거란 걸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가슴을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소리’에 익숙해진 것은 배우만이 아니다. “쟤(소리) 마지막 촬영하고 제작사로 돌아가는 날 전 스텝이 다 나와 ‘잘 가라’고 계속 손을 흔들 정도였어요. 정말로 정이 많이 들었다니깐요.”

스무 살 무렵부터 대구의 극단에서 십 여년 이상 연기를 한 배우 입장에서는 영화의 배경이 대구라는 점도 참 정겹고 마음에 든다고 했다. 잃어버린 딸을 찾아 헤맨다는 주요 줄거리가 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로서 공감되기도 했다.

“‘영화 속 해관에게 있어 소리’의 존재는 처음엔 무거운 깡통 정도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중요한 의미로 자리 잡아요. 딸인 ‘유주’가 보내준 선물 같기도 하고, 먼 길을 보내야 하는 자식 같아 애틋하기도 하고. 저는 내용을 다 알고 보는데도 ‘아’하며 감탄사를 내지른 장면들이 꽤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관객들이 함께 느껴주신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 같아요.”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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