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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의 톡톡 생활과학] 외골격 로봇이 미래 전쟁 바꾼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외골격 로봇을 입고 외계인과 싸우는 주인공 톰 크루즈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외골격 로봇을 입고 외계인과 싸우는 주인공 톰 크루즈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을 다룬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웨어러블(외골격) 로봇의 모습의 미래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인 톰 크루즈는 ‘엑소수트(exsosuits)’라고 불리는 전투 장비를 입고 외계 생명체와 싸운다. 톰 크루즈는 이 수트에 각종 무기를 달고 마치 ‘인간 탱크’처럼 종횡무진 활약한다. 이 외골격 장비 덕에 주인공은 더 빨리 달리고 팔에 거대한 총을 매달고 쏘면서 외계 생명체와 싸워 이긴다.


엑소수트는 ‘입는 로봇(wearable robot), 외골격 로봇이라고도 불린다. 곤충처럼 몸을 지탱하는 골격이 밖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외부 골격’을 의미하는 외골격은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메뚜기, 바퀴벌레 등 곤충과 게, 가재 등 갑각류는 외골격으로 몸을 지지하는 동시에 포식자로부터 보호한다. 인간은 외골격 로봇을 이용해 수십 배 더 많은 힘을 내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등 신체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보통 팔다리에 로봇처럼 금속성 뼈대를 입히고 기계의 힘으로 이를 움직인다.

외골격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에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속 ‘엑소수트’는 거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은 ‘2011~2015 세계 국방지상로봇 획득동향’을 발간하고 전 세계 국방 외골격 로봇 개발 동향에 대해 소개했다.

러시아는 2013년 군용 외골격 엑소아트레트를 소개했다. 이 장비는 인간 능력을 강화시켜, 신체에 최소 힘만으로 99kg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중국 병기그룹 202 연구소의 보병 외골격이 2015년 7월에 정식 출시되었다. 이는 일부 지면 포복 등과 복잡한 동작을 할 수 있으며, 보조 장치를 설치하면 50kg 하중도 들 수 있다. 정격 배낭 무게 35kg 상태에서 평지 보행 시 시속 4.5km, 연속 보행거리 20km이다. 남경군구 남경총병원연구소에서도 인간 외골격 체계를 발표했다.

일본의 사이버다인사가 개발중인 외골격 로봇 ‘할’(HAL)일본의 사이버다인사가 개발중인 외골격 로봇 ‘할’(HAL)


일본 자위대는 하반신용 로봇 외골격을 제작하였다. 민간에서도 인간 능력 강화를 위한 외골격인 사이버다인사 할(HAL), 고바야시연구소의 머슬 수트, 파나소닉사 자회사의 파워로더 등이 생산돼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마비 장애인 클레어 로마스가 재활 외골격 로봇 ‘리워크’를 입고 마라톤을 완주하고 있다.하지마비 장애인 클레어 로마스가 재활 외골격 로봇 ‘리워크’를 입고 마라톤을 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생체공학적 외골격 리워크는 민간 시판 중이며, 전 세계에 훈련받은 사용자가 있다. 2012년 5월 런던 마라톤에서 낙마 사고로 하지 마비 판정을 받은 클레어 로마스라는 여성이 리워크를 착용하고 마라톤에 출전에 완주하기도 했다.

프랑스 외골격 체계 에르큘은 양산 준비 단계에서는 양팔로 100kg까지 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에르큘은 최대 주행 속도 시속 8km, 최대 주행 거리 20km(시속 4km 주행시)이며, 연속부하 시 4시간까지 작동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사젬(Sagem)사가 지각로봇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보디 익스 텐더’이탈리아의 사젬(Sagem)사가 지각로봇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보디 익스 텐더’


이탈리아의 사젬(Sagem)사는 지각로봇연구소와 현재까지 제작된 외골격 중 가장 복잡한, 자유도 22인 보디 익스 텐더를 개발했다. 보디 익스텐더는 양손을 뻗어 각각 50kg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착용자가 물체에 가하는 힘을 10배로 늘려준다. 각각이 전기 모터로 작동되고, 모듈식 구성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덜란드는 완전군장 병사들의 하중을 줄이도록 설계된 수동형 외골격 엑소버디 2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최초 시험을 통해 하중의 66~90%가 병사에게서 외골격으로 이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헐크’를 착용한 미군록히드마틴이 개발한 ‘헐크’를 착용한 미군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동력 외골격체계 헐크(HULC)는 자체 무게가 37kg이며, 최대 하중을 탑재한 상태에서 행군 속도로 동력을 지속 공급할 때 약 5시간 동안 계속 작동한다. 모든 지형에서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운용자에게 91kg의 물건을 20km까지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헐크는 2006년부터 시험해서 2011년 육군에서 마지막으로 시험을 거쳤지만, 야전 배치되지는 않았다. 착용 실험 결과 병사의 피로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험자가 헐크를 장착하고 러닝머신 위를 걷자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26% 높아지고 산소 소비도 39% 늘었다. 현재로서는 외골격이 부피가 너무 커 병사들의 자유로운 보행을 너무 많이 방해하는 문제점이 있다. 사람마다 신체 형태와 걸음걸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병사들의 체형에 맞는 맞춤형 외골격 개발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다.

그래서 개발 중인 것이 소프트 엑소수트다. 병사들의 일반 군복 안에 착용토록 설계된 소프트 엑소수트는 사람이 걸을 때의 다리 근육 및 힘줄의 움직임을 모방한다. 기존의 무거운 기존 외골격과 달리 착용자 동작을 제한하지 않고 다리 관절 운동을 지원하며, 걷기, 달리기, 높이뛰기(도약)과 같은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준다.

미국 비스 연구소에서 개발중인 소프트 외골격 로봇 ‘워리어 웹’미국 비스 연구소에서 개발중인 소프트 외골격 로봇 ‘워리어 웹’


미국 워리어 웹(Warrior Web) 사업은 부드럽고 가벼운 병사용 특수 언더 수트를 제작하여 임무 수행성과를 개선하고 피로도와 부상을 줄일 수 있도록 착수했다. 완전한 형태를 갖춘 최종 시제품을 2016년 후반 시험할 계획이다. 최종 시제품은 병사들이 45kg의 하중을 휴대했을 때 하중 부담을 25%나 줄이고 짐을 지지 않고는 1마일(1.6km)을 4분에 주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르래를 사용하는 비스(Wyss) 연구소, 공기압력을 사용하는 애리조나 스테이트 ‘에어 렉(AirLeg)’ 등이 워리어 웹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무게가 약 6kg이며, 사용 전력 약 50와트로 4시간 동안 운용할 수 있다.

미국 해군과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중인 외골격 로봇 ‘포티스’미국 해군과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중인 외골격 로봇 ‘포티스’


미 해군 비동력식 경량 외골격체계 포티스(FORTIS)는 운용자가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착용으로 인한 거동의 방해가 없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하는 이 시스템은 작업자의 근육 피로도를 3분의 1로 경감시켜 능률을 최대 27배나 향상시킬 수 있다. BAE시스템스사의 올래드(OLAD)는 무게 8kg인 기계식 다리 형상으로 배낭과 군화에 부착하여 45kg 배낭을 운반하도록 설계되었다. 육군연구소가 시험 중인 외골격 로봇 팔인 맥스파스(MAXFAS)는 신병이 사격술을 빨리 숙달하게끔 훈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간의 의지로 로봇을 움직이는 ‘아바타 로봇’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방산업체가 2015년 4월에 5년 내 병사용으로 뇌로 조종되는 전투용 외골격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병사에게 생각으로 조종하는 인공 팔을 최초로 장착하였다. 브라질에서는 뇌파 제어 외골격을 착용하고 축구공을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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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뇌파로 복잡한 기계 시스템에 대해 “매우 정밀한 제어 수준”을 획득하려는 연구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병사와 반자동 2족 로봇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하는 인터페이스와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로봇을 병사 대행자로 만들려고 한다. 미국 남성이 걷겠다는 생각만으로 생성되는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로봇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외골격 로봇은 미래 전쟁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측은 “거북선에서부터 전차, 항공모함에 이르기까지 기술적으로 먼저 혁신한 군대가 승리했다”며 “로봇끼리 벌이는 미래전은 이미 시작된 만큼 로봇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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