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특별 기고] 다보스에서 던지는 질문

4차 산업혁명 삶 편리하게 하지만 일자리 감소 등 불평등·불균형 심화

서울 '사람 먼저' 가치 최우선 두고 시민과 협력·협치 통해 대비할 것


#1 '제4차 산업혁명'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다보스포럼 첫날 노트북과 셀카봉만 넣은 백팩을 메고 회의장을 뛰었습니다. 올해의 주제인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 '도시 혁신' '자동화' '초연결'의 키워드로 진행된 여러 세션을 참관하고 발언하며 13건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시민들께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전해드렸습니다. 하루가 빠듯했습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고 시민의 삶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획·디자인·제조과정·마케팅이라는 생산의 과정과 소비의 과정이 실시간으로 통합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산 속도는 빨라지고 시민의 반응도 빨라집니다. 시민의 삶은 빠르게 편리해지고요. 동시에 불평등과 불균형이 빠르게 퍼져갑니다. 다보스포럼에 모인 세계의 지성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일자리가 줄어들겠지요?

'로봇을 만나다' 세션에 다녀와 제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생산공정이 단순해지면 일자리는 줄어들 겁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화사회입니다. 특히 서울은 베이비붐 세대가 210만명에 이릅니다. 이분들을 어떻게 스마트 기술로 사회에 적응하게 할까, 기존에 가진 주거공간을 어떻게 소득으로 만들까, 청년과의 교류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을까, 새로운 고령화 세대에게 행복한 삶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명확했습니다. 서울시가 먼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는 제도를 정비하고 도입하겠습니다.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내는 그늘인 불평등과 불균형에도 대비하겠습니다. IoT, 디지털 거버넌스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아가겠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정의 성과를 꾸준히 이어가겠습니다. 누구보다 새로운 변화에 따른 취약계층을 존중하며 함께 가겠습니다.

#3. 무엇이 먼저인가요?

'도시 내 혁신촉진' 세션에 참석해 7017프로젝트(서울역 고가 공원화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노후화된 자동차길을 사람길로 되살리면 시민의 건강이 살아나고 대기 질이 살아나고 지역이 살아납니다. 역사·자연·사람의 가치를 보존하며 전면적 철거가 아닌 사람 중심의 서울형 도시개발에 대해 많은 분이 동의하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세운상가를 개발이 아닌 재생으로 다시 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 세운상가 재생사업이 첫 삽을 뜹니다. 1970년대의 세운상가가 대한민국과 서울의 제3차 산업혁명의 요람이었다면 오늘부터의 세운상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심장이 될 것입니다.

시민 삶의 편리는 귀한 일입니다. 그보다 더 귀한 일은 그 편리가 더 많은 시민에게 나눠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이 먼저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그 가치에 달려 있습니다. 협력과 공유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위기가 기회이고 기회는 위기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든 제5차 산업혁명이든, 그 무엇이든 시민과의 협치·협력이 도전과제를 풀어가는 해답입니다. 지금 주어진 도전과제에 서울시는 시민과 공유하고 협력하며 응답하겠습니다. 어떤 미래도 사람 없이 오지 않습니다. 곧은 길에서 길을 잃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곧은 길입니다.

다보스에서 돌아오자마자 한파상황실에 들러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새벽에 한파 취약지를 챙기며 시차적응을 했습니다. 다행히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에도 단 한 건의 사고가 없었습니다.

다보스에서도 회의장에서 이동하며 잠들기 전까지 페리스코프로 서울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서울에서도 같습니다. 시정에서 현장에서, 잠들기 전에도 저는 늘 서울시민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상 시민 여러분의 다보스 특파원 박원순이었습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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