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 O2O 시장 ‘신 삼국지’ 펼쳐진다

[FORTUNE'S EXPERT]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중국 거대 IT 기업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가 O2O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O2O 시장에 이른바 ‘신 삼국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거대 기업의 시장 잠식은 중국 O2O 시장에 뜻하지 않은 악영향을 끼쳤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얼마 전 중국 1위 맛집정보 업체인 다중디안핑(大衆点評)과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메이퇀(美團)이 합병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 1, 2위 업체인 메이퇀과 디안핑의 합병회사 가치를 200억 달러(한화 약 23조6,000억 원)로 추정했다. 합병을 통해서 회사 가치가 두 배 정도 수직 상승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기업인 메이퇀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식, 영화, 상품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디안핑은 음식점 등에 대한 리뷰 글을 싣는 중국 최대 맛집 정보 서비스로 식당 예약 등 다양한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퇀의 올 상반기 판매액은 약 8조6,000억 원에 달한다.

급성장한 메이퇀과 디안핑 뒤에는 중국 최 IT 기업들이 있다. 메이퇀의 대주주는 지15%를 보유한 중국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서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밖에 바이두는 미국의 우버와 손잡고 중국 내 차량공유 서비스도 시작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O2O 시장은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3,000억 위안(약 56조 원)에 달한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음식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약 80억 위안(약 1조5,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90%이상 증가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맥킨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71%가 O2O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위챗의 사용자 100%가 배달, 맛집, 세차, 세탁, 주차 등 O2O 관련 서비스 앱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챗의 사용자는 약 5억9,000만 명에이른다.

이처럼 중국의 O2O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보통 30위안 하는 배달 세차 비용을 10위안까지 낮췄다. 하지만 유사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 과정에서 추가 자금조달에 실패한 카8은 2015년 7월 폐업 절차를 밟았다.

O2O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쿵푸베어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쿵푸베어는 고객을 확보할 때마다 20위안(약 3,600원)씩 지급하던 보조금을 중단했다. 쿵푸베어가 시장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했던 정책이 자금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인터넷 업체와 대형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중국의 O2O 서비스 시장은 점차 레드오션(Red Ocean)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대형 브랜드와 O2O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그리 긍정적인 상황이라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샌드위치를 구매하면 31위안이지만 배달 업체 어러머를 통하면 9위안에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어러머가 시장확대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메이퇀의 경우, 노래방 이용권을 정상가에 비해 9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어러머와 메이퇀의 과다 출혈 경쟁은 알리바바가 음식배달 업체 커우베이에 1조 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급격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도 투자금 전부가 시장 확대를 위한 보조금이나 할인 금액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두가 바이두 눠미에 3년간 투자하기로 한 약 3조 원의 자금도 시장 확대를 위한 보조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실패한 카8 사례에서 보듯이 보조금을 통한 O2O 과잉 경쟁은 결국 사업자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켜 O2O 기업에 독으로 돌아온다. 중국의 O2O 산업은 성장이 유망하지만, 자본을 통한 지나친 경쟁은 산업자체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작 가치 있는 서비스의 제공과 창출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기 위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합병을 하거나 매각을 하는 합종연횡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

중국보다는 늦었지만 이제 막 태동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O2O 산업이 중국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한민국의 O2O 산업은 중국과는 달리 새롭고 가치 있는 창조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안병익 씨온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대표 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씨온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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