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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요? 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고 내려가면 올라갈 때 있는 거 아닐까요

'응답하라 1988' 히로인 혜리를 만나다

걸스데이 혜리14
최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 역을 열연한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가 지난 25일 서울 성수동의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어려운 가정형편 덕선 닮았지만 운동화 3년 신는다 불평 안했어요

열심히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공부 열심히 해… 반 5등은 했죠

꽉찬 일정에도 가족 생각하면 힘나… 취미는 몇년째 매일 쓰는 일기


"인기요?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려가면 또 그만큼 올라갈 때가 있고 그런 거 아닐까요?"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19.6%)을 기록한 '응답하라 1988(tvN)'의 여주인공 덕선 역의 혜리(22)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고료만 100억원에 달하는 등 현재의 주체할 수 없는 인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허세' 떨지 않고 담백한 표현이 영락없는 덕선이어서 '응팔' 속 덕선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나 싶을 정도였다. 덕선 역으로 그가 캐스팅됐을 때 미스 캐스팅이라는 여론이 있었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하자 혜리를 고집했던 신원호 PD의 안목이 맞았음을 대중들이 인정할 만했다.

군대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무서운 분대장에게도 "아이잉"이라며 애교를 떠는 철없는 걸그룹 멤버 혜리는 그저 철없이 자란 것만은 아니었다. 인기의 속성에 대한 초연한 생각도 모든 상황에는 긍정적·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경험과 직관으로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어렸을 때 가난했는데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생각도 못했어요. 덕선이는 운동화 3년 신는다고 투덜댔지만 저는 원래 그냥 운동화는 3년 신는 거구나 생각해서 불만이 없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인가 중학교 들어가면서부터인가 그때부터 우리는 가난하구나 깨달았어요."

혜리는 '응팔'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신 에피소드와 언니가 공부하는 고시원을 찾아갔을 때 눈물을 쏟았던 장면을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던 "엄마 나 포기한 거야? 엄마 미안해"라며 공부를 안 하기도 하고 못했던 자신을 탓하는 장면을 꼽지 않아 의외였다. 이유가 있었다.

"어렸을 때 잠시 엄마·아빠랑 헤어져 살 때 할머니랑 여동생이랑 셋이 같이 살았어요. 그래서인지 동생이 제 말은 다 들었어요. 엄마 말은 안 들어도요. 그래서 보라랑 덕선이가 막 싸울 때 원래 자매는 이런 건가, 내가 이상한 건가 그런 생각도 했어요."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바쁜 혜리는 가족을 생각하면 힘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한다. "잘사는 사람이 못살게 되는 것도 어렵고 못사는 사람이 잘살게 되는 것도 어렵고, 그런 반전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덕선이랑 다 비슷한데 저는 공부는 그래도 잘했어요. 반에서 한 5등에서 10등 안에는 들었어요. 제가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도, 지금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다 원동력은 가족이에요."

취미를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딱히 취미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이 살고 있지만 취미를 뭔가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으로 본다면 몇 년째 쓰고 있는 '일기'라고. "데뷔하고 1년째인가 지난 1년을 돌아보니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거예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나' 하는 생각에 그날부터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있어요, 강박적으로. 뭐라도 안 채우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소한 것이라도 매일매일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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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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