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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폭증하면서 최근 두 달 새 전국 미분양 주택이 90.9% 급증했다. 정부는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난 2008년에 나타난 '미분양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1,512가구로 전달(4만9,724가구)보다 23.7%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2013년 11월(6만3,709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아울러 10월 3만2,221가구와 비교하면 두 달 동안 2만9,291가구가 늘어난 셈이다.
◇대구 달성군 1만9,370% 미분양 폭증=전국 시·군·구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말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100% 이상 급증한 지역은 무려 18곳에 이른다.
이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대구 달성군이다. 지난해 11월 10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은 한 달 만에 1,947가구로 변하면서 1만9,370% 폭증한 결과를 낳았다. 대구 전체 평균 역시 지난해 11월 114가구에서 12월 2,396가구로 늘어나면서 2,00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000% 이상 폭증한 지역도 대구 달성군을 포함해 네 곳에 달한다. 경기 안성시의 경우 429가구로 전달(23가구)에 비해 1,765가구 늘어났으며 △경북 포항시(증가율 1,725%) △경북 경주시(1,535%)도 각각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미분양 물량이 전혀 없었던 성동구에서 266가구가 새롭게 생기면서 전체적으로 105%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3만 637가구와 3만 875가구로 15.3%, 33.4% 늘었다.
◇소화 불량 수준 아냐 VS 2008년 위기 반복될 수도=눈덩이처럼 불어난 미분양 주택 수치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정부는 미분양 물량이 두 달 동안 늘어났지만 충분히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미분양 증가세를 계기로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여 장기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난해 10~11월은 분양승인물량이 역대 최대치였지만 12월과 올해 1월은 각각 3만2,000가구와 1만 가구 수준으로 줄었다"며 "가계부채 대책도 융통성 있게 운영하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주택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당시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하면서 공급이 급증했다.
이에 더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년보다 1%포인트 상승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다음달부터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시행되면서 2008년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