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동개혁이 명암 가른 프랑스와 스페인 실업률

프랑스와 스페인 경제가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는 실업난 심화로 정권이 위태로울 지경인데 스페인은 실업률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국가경쟁력까지 살아나고 있다. 그러잖아도 프랑스 실업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프랑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실업자 수는 359만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실업률이 10%를 넘어 4~5%대인 독일과 영국의 두 배에 달한다. 오죽했으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열흘 전 경제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억유로를 쏟아부어 실업률을 낮추겠다고 공언했을까.

프랑스 실업 문제의 근본 원인은 노동개혁을 차일피일 미룬 탓이다. 올랑드 정부는 노동시장 왜곡의 주요인으로 지목된 주 35시간 근로제 등을 손보려 하지만 정작 집권 사회당 내부와 노동단체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그렇다고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것도 아니다. 겉으로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주요 지지층 이탈을 우려해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실업대책에 노동개혁이라는 핵심이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정규직 보호라는 진짜 문제는 피해갔다는 것이다. 3월 중 예정된 정부의 개혁법안 제출에 기대가 크지 않은 이유다.

스페인은 프랑스와 정반대다. 지난해 스페인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68만명이나 줄어 실업률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고요건을 완화하는 등 과감하게 노동개혁을 단행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경제적 사유에 의한 해고가 가능해져 경제위기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경쟁력지수도 2011년 4.54에서 지난해에는 4.59로 상승했다. 노동개혁 지연으로 실업난 심화와 국가경쟁력 하락에 흔들리고 있는 프랑스와는 딴판이다. 두 나라의 엇갈린 행보는 노동개혁만이 실업 문제의 궁극적 해법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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