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산업은행 "두 매물 성격 다르다" 시장선 "관심분산… 흥행에 찬물"

대우증권 매각에도 불똥튀나

현대증권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대우증권의 매각작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두 매물의 성격이 다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시장은 벌써부터 대우증권에 대한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다음달 2일 대우증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현대증권 매각 무산이 대우증권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입찰 시기가 다르고 인수 후보자들의 성격도 달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예정된 계획과 방향대로 다음달 2일부터 예비입찰에 들어가지만 현대증권은 매각 방식과 시기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두 회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다른 만큼 인수 희망자가 겹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업계 2위로 매각가격이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대증권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 대우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시장에 새로운 증권사 매물이 나오면서 대우증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대우증권 인수를 노리거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후보자들 가운데 사태 추이를 봐가며 매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기금이나 사모펀드와 같이 FI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들이 현대증권 인수 쪽으로 선회할 경우 대우증권 매각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나 미래에셋증권이 3조원이 넘는 대우증권을 인수하려면 자체 자금 외에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들 투자자의 자금이 분산될 경우 대우증권 인수 후보자들이 투자 파트너를 찾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 몸값이 크게 오른 대우증권을 무리하게 인수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현대증권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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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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