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WHO '지카 비상사태' 선포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가 남미발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악재까지 맞닥뜨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확산 사태와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긴급위원회는 최근 브라질에서 보고된 소두증과 신경장애 사례가 매우 이례적이며 다른 지역 공중보건에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감염국가 내 위험을 최소화하고 세계적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한 국제적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WHO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지만 소두증 등의 선천성 기형, 신경계 합병증과 이 바이러스의 강한 상관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데이비드 헤이먼 WHO 긴급위원회 위원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인지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긴급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바이러스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WHO가 PHEIC를 선포한 것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파키스탄·카메룬·시리아 등에서 번진 소아마비, 그리고 같은 해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PHIEC가 선언되면 발병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역학조사와 국가 간 공조 강화, 면역 프로그램 가동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 규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국내 보건당국도 WHO의 비상사태 선포에 맞춰 대응조치에 돌입했다. 보건당국은 우선 일반국민·임신부·의심환자·의료기관 등 대상자별 행동수칙을 안내하고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모기에 대한 전국적인 분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중남미 입항 항공기의 검역도 한층 강화한다. 정부는 모기의 활동이 본격화하는 오는 5월 이후에는 필요할 경우 현재 '관심' 단계인 경보 수준의 격상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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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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