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화학사업 中에 답있다" 정철길의 승부수

올 첫 방문지로 상하이 찾아 "제2·제3 중한석화 발굴하자"

강소기업 적극적 M&A 당부

상해용제JV 현장 1
정철길(오른쪽)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4일 중국 상하이의 용제공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 3일 저녁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튿날 일찌감치 현지 임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을 비롯해 올 초부터 아예 상하이에 거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임원들과 중국 사업의 전략을 다듬기 위해서다. 회의를 마친 정 부회장은 현지 기업과의 용제 합작공장을 방문, 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뒤 지체 없이 상하이 인근 도시인 닝보로 날아가 고기능성 합성고무(EPDM) 공장을 둘러봤다. 5일 후베이성 우한의 중한석화 화학단지를 방문하는 것이 마지막 일정이다.

그는 이처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제2의 중한석화를 발굴해야 한다"고 현지 임직원들에게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이 합작해 세운 회사다. 일반적인 석유화학 공장이 가동 3·4년 후에야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중한석화 공장은 상업 가동을 개시한 2014년부터 곧바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에틸렌 등 연간 250만톤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지난해에도 4,650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새해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중국은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중 화학사업의 핵심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정 부회장은 이날 상하이 전략회의에서 "중국의 경기 불황과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화학시장"이라며 "제2·제3의 중한석화를 발굴해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중한석화의 성공 사례를 재연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도 성장하려면 범용 화학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각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강소기업들에 대한 M&A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중한석화는 SK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모범사례이기도 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중국에서 중국 기업처럼 수익을 올리고 재투자한다는 의미다.

중한석화 역시 최 회장이 직접 중국 정부, 시노펙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작을 성사시킨 경우다.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일환으로 SK종합화학은 지난해 말 중국에 전략본부와 글로벌성장추진실을 신설한 바 있다. 또 김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매월 절반 이상을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등 '중국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전무는 "연초 조직개편 등을 통해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에 집중하기로 한 만큼 올해는 글로벌 성장에 초점을 맞춰 사업구조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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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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