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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중위험·중수익 ELS의 명암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최근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도 원금손실구간에 빠지며 수익률이 급락했다. 많은 투자자가 초저금리 시기에 높은 이익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돈을 넣었다가 낭패를 본 셈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ELS가 주목받고 있지만 장점과 단점을 비롯해 활용방안까지 명확하게 알아둬야 한다.

우선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ELS는 중위험 상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수가 웬만큼 하락해서는 원금손실구간에 빠지지 않지만 들어가는 순간 수익률이 추락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가입 때보다 49% 하락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다가 50%로 떨어지면 원금의 절반이 날아가 버린다. 주식시장은 가격이 평소에 조금씩 변하다가 갑자기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뚱뚱한 꼬리'와 같은 분포를 나타낸다. ELS는 중위험 상품이라고 하기에는 수익률 변동성이 높으므로 많은 자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는 위험하다.

ELS의 수익구조를 보면 주가가 아무리 상승해도 약정한 수익률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므로 그 이상의 이득을 볼 수 없다. 반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에는 원금을 크게 잃게 된다.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데도 지수상승의 효과는 별달리 못 누리면서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또한 ELS는 주가가 하락을 예상해도 중도에 인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는 자산운용을 할 때 투자시점 대비 10~20% 이하로 하락하면 손실을 보더라도 팔아버리게 하는 '로스컷(loss-cut)' 규율이 있다. 수익률이 대책 없이 하락하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하지만 ELS에 돈을 넣으면 주가가 계속 하락해도 투자자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 투자자는 돈을 넣는 순간 모든 결정권을 잃는다.

물론 ELS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장점도 있다. 주가가 상승하지 않고 '박스권'에서 요동치면서 급락하지만 않을 때 투자하기가 좋다. 문제는 이를 투자가가 판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주식시장의 상승장, 하락장, 박스권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ELS를 하지 않고 직접 투자를 해도 떼 돈을 벌 것이다.

그래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했을 때나 박스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일 때는 ELS에 투자해볼 만하다. 다만 투자를 할 때도 자산 일부만 넣는 것이 좋다. 결국 노후자산을 축적하기 위해 장기 투자를 할 때는 ELS 상품으로만 중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여러 자산을 적절히 구성하는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해보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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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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