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형제기업 보광 구하기에 시장 '싸늘'

'휘닉스CC' 인수 검토에 BGF리테일 20% 급락

홍석현 중앙미디어 회장도 보광·보광제주 인수 추진


경영난에 빠진 보광그룹 구하기 위해 형제 기업들이 계열사 인수에 나섰지만 시장의 시선은 차가웠다.

사업 연관성이 부족한 보광그룹 계열사들을 형제들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보니 관련 상장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BGF리테일은 4일 공시를 통해 "보광그룹 소유의 보광이천(휘닉스스프링스CC)의 퍼블릭 전환을 전제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외부평가기관을 통한 사업성 검증과 자산가치 평가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현재 보광이천의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개장한 휘닉스스프링스CC는 18홀 회원제 골프클럽이다. 최근 개통한 중부고속도로 남이천IC에서 골프장까지 2분, 서울 강남에서 5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휘닉스스프링스CC 인수를 검토해왔다"며 "외부평가기관과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휘닉스스프링스CC의 퍼블릭 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을 따져보고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수자금은 보유한 순현금과 현금창출능력을 고려할 때 무난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도 ㈜보광과 ㈜보광제주 인수 추진 사실을 밝혔다. ㈜보광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레저·골프장 시설인 '휘닉스파크'를, ㈜보광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종합 리조트 '휘닉스아일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보광은 홍석규 회장이 28.75%, 홍석조 회장과 삼남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막내인 홍라영 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 각각 23.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난에 빠진 보광그룹을 돕기 위해 형제들이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의 둘째 형이고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은 맏형이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BGF리테일 주가는 인수 추진 공시 직후 급락해 이날 전날 대비 20.09%(4만4,000원) 급락한 17만5,000원에 마감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원가량이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BGF리테일과 보광이천이 큰 사업적 연관이 없는데다 보광이천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보광이천은 지난 2014년 기준 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고 보광그룹 연결 영업이익 역시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8억원에 그치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퍼블릭으로 골프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BGF리테일은 약세장 속에서도 외국인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는 등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이번 일로 외국인들의 실망 매물이 이어진다면 주가 하락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까지 24%대에 그쳤던 BGF리테일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0%대까지 높아졌고 이날 외국인은 시장에서 14만5,691주(278억원)를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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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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