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유례없는 저금리에도… 금융사 실적 선방했다

신한금융 당기순익 14%↑ 2조대… 증권 등 비은행부문이 성장 이끌어

KB금융도 21% ↑ 가파른 증가세… 하나금융은 9000억대 예년과 비슷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지난해 유례없는 저금리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리딩금융사'라는 입지를 다시 한번 공고히 했으며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KB금융 또한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통합은행 출범에 따른 각종 비용 증가로 주춤했지만 향후 실적 상승을 기대하게 했고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은행과 권선주 행장 특유의 단단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기업은행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4일 국내 주요 금융사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이 잘 짜인 포트폴리오와 특유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14.0% 증가한 2조3,72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계속되는 저금리 상황에서도 신한은행이 2.4%의 당기순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해준데다 카드와 증권·보험 부문과 같은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82.2% 성장한 2,15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으며 신한생명(24.2%), 신한카드(9.4%)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8.3% 성장한 1조92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포인트 높아진 42%를 기록했다.

리딩 금융사 회복을 위해 무섭게 추격 중인 KB금융의 실적도 만만찮다. KB금융은 전년에 비해 21.2% 증가한 1조6,983억원의 당기순익을 지난해 기록하며 주요 금융사 중 가장 가파른 당기순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이 11.0% 증가한 1조5,35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신용손실충당금이 1,908억원 감소한 것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당기순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30%에서 지난해 33%로 늘어나는 등 포트폴리오도 갈수록 안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전년도와 유사한 9,36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외관상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통합은행 출범에 따른 일시적 통합 비용 2,505억원과 특별퇴직 실시에 따른 퇴직급여 2,545억원 등 일회성 비용 5,050억원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괜찮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저원가성 핵심 예금이 1년 사이에 7조2,190억원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 징후가 도드라지는 가운데 오는 6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전산망 통합이 완료되면 통합은행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또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조59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는 지난 2014년의 1조2,140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당시 증권사 및 지방은행 매각과 관련한 일회성 수익이 7,787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당기순익이 4,353억원 늘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히 2014년 4·4분기에 1,6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달리 지난해 4·4분기에는 2,19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는 등 분기별 고른 실적이 당기순익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기업은행은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등의 자회사를 포함한 당기순익이 지난해 11.5% 증가한 1조1,506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대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지난해에만 10조원 증가한 126조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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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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