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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태평양노선 강점' 국내 해운사, 파나마운하서 생존 돌파구 찾는다

■ 파나마운하 확장, 해운업계 기회 될까

하반기 개통땐 해운 물동량 늘고 1만3,000TEU급 경쟁력 높아져

선박펀드 활용 대형컨선 확대 필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양대 해운사가 실적악화와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올 하반기 최대 1만4,000TEU(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규모로 확장 개통되는 파나마운하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해운사들이 태평양 노선에 강점을 가진데다 파나마운하 노선에서 가장 운송효율이 좋은 1만~1만3,000TEU급 선박 위주로 선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선박펀드를 활용해 미주노선에 적합한 1만3,000TEU급 고효율 선박을 늘려간다면 국내 해운사에 극적인 생존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파나마운하가 올 하반기 확장 개통하면서 통과 가능 선박 규모가 4,500TEU에서 최대 1만4,000TEU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하락과 유동성 위기로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양대 해운사에 이번 파나마운하 확장이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되면 당장 4,500TEU 이하 선박들은 경쟁력을 잃는 반면 1만3,000TEU급 선박의 운항 효율이 치솟게 된다. 원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형 컨테이너선이 도태되면서 대형 선박의 화물 적재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에는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동부로 갈 때 미국 서부까지 바닷길로, 미 대륙에서는 육로로 옮겨지던 화물 중 상당수가 미국 동부까지 바닷길을 통하며 해운 물동량이 늘 것으로 분석됐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4분의1에 달하는 3,000TEU 이하 급 선박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대형선은 더 많은 화물을 싣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주력 노선이 태평양 노선이고 선대를 구성하는 핵심 선박 규모가 1만~1만3,000TEU인 점에서 파나마운하 확장은 국내 해운사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99척 가운데 1만TEU급 이상은 24척이며 전체 수송량 가운데 태평양 노선의 비중은 40%다. 현대상선 역시 지역별 매출 비중이나 선대 규모가 한진해운과 비슷하다.

최근 세계 3위 해운선사인 프랑스의 CMA-CGM이 13위인 싱가포르 APL을 인수한 것도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에 따른 태평양 노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3위 해운사가 모두 유럽에 근거지를 두고 유럽노선에서 강세를 보인다면 태평양 노선에서는 아시아 선사들이 영업망이나 노하우 면에서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해외 대형 선사들이 2만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폭 늘리며 한국 해운사와 격차를 벌렸지만 파나마운하에서는 1만4,000TEU를 초과하는 배는 통과할 수 없다는 점도 국내 선사에 또 다른 긍정요인으로 풀이된다. 전준수 서강대 석좌교수는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은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해운선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파나마 운하 확장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1만3,000TEU급 고효율 선박 확대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해운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선박펀드를 최대한 활용해 태평양 노선을 겨냥한 대형 컨테이너선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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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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