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한국형 도시재생의 길을 찾다] <2부> 주목 받는 가로주택정비사업-해외 주거 공동체 '코하우징'

"좋은 이웃과 더불어 생활"… 선진국선 '코하우징' 단지 확산

맞벌이부부·노년층·장애인 등 세대·계층 가르지 않고 거주

개별 구성원 프라이버시 존중

육아·식사·세탁·차량 등 공유… 서로 부족한 부분 채워줘 인기

덴마크의 코하우징 단지 '뭉코스고어' 전경. /사진제공=수목건축

"젊은이들이 페인트칠을 할 때면 우리는 밥을 지어주기도 하고 일주일에 세 번은 저녁 식사를 다 같이합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좋은 이웃입니다." 덴마크의 '코하우징(co-housing)' 단지 '뭉코스고어'에서 11년째 거주하고 있는 미리암(78)씨는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 지난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은 개별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의 장점을 결합한 주거단지다. 현재는 독일·스페인·영국·미국·캐나다·호주·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니 도시재생으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한 축이 공동체 복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해외의 '코하우징'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식사·세탁·육아 등 공유하는 뭉코스고어=대표적인 코하우징 뭉코스고어는 총 5개 단지 100여가구 규모로 도시 외곽에 저밀도로 건립됐다.

빌딩·아파트 등 획일화된 주거형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우선 거주자는 젊은이·노인·저소득층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당초 시작은 아이를 가진 30~40대 맞벌이 부부와 고령·독거노인층 위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세대 구분 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50세 이상 1인 가구가 30%에 불과할 정도다.

뭉코스고어에 입주하기 위해 현재도 수십 세대가 대기하고 있다.

인기 비결은 분명하다. 자녀 교육 문제가 걱정인 젊은 맞벌이 부부, 그리고 노년층·싱글맘·저소득층·장애인 등 세대와 계층을 가르지 않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공동체적 요소' 때문이다.

실제로 뭉코스고어에는 단지 내에 공용 식당과 카페는 물론 어린이놀이방·세탁실·손님방 등 공유시설이 주민의 공동 참여로 운영된다.

주민끼리 공간과 서비스를 나누고 제공할 뿐 아니라 공용 차량을 운영하는 카셰어링까지 활성화돼 있다.

◇닮은 듯 다른 국가별 코하우징 스타일=눈길을 끄는 것은 국가별로 코하우징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주택유형이 있는데다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혜련 '더 나은 도시디자인연구소' 연구원은 "코하우징은 지역 특성과 연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 거주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저층 공동주택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유럽 스웨덴에서는 '툴스투간(Tullstugan·협동주택)'이 코하우징의 한 예다. 임대료가 저렴한데다 식사와 육아·세탁·취미생활 등 많은 서비스를 공유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는 외곽이 아닌 도심지역에서 타운하우스와 아파트가 결합된 코하우징이 나타나고 있다.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코너스톤빌리지'와 '케임브리지코하우징'이 한 예다. 일본의 '리엔토타다마이라'는 텃밭·임대주택·고령자주택이 더해졌다.

텃밭에서 가꾼 야채는 주민들이 함께 나눠 먹고 고령자는 젊은이의 식사를 준비하는 등 각 세대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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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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