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

1월 3조2,300억弗… 995억弗 뚝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시간문제"

붕괴땐 위안화 가치 폭락 불가피

"세계 경제 암초 된다" 우려 커져

중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가 임박했다.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는 국제 투기자본의 위안화 공격 강도를 높여 위안화 가치 급락을 초래하고 이는 세계 경제의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올 1월 기준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995억달러(약 119조원) 감소한 3조2,3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에만도 5,127억달러가 줄어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외환(달러)을 팔고 위안화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에만도 1,587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지난해 전체로는 1조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대세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12명 가운데 10명은 중국 외환보유액이 연내 3조달러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2,300억달러로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실질적인 가용자금은 3조달러를 제외한 2,300억달러에 불과하다. 외환보유액 3조달러는 심리적 마지노선이어서 그 이하로 내려가면 위안화 가치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 자선전략보고서에서 "위안화가 달러당 6.50위안대에서 6.80위안대까지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달러당 7.50위안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7.50위안까지 하락할 경우 중국 자산 비중을 제로(0)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위안화를 매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는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76위안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라보뱅크 등 일부 기관들은 달러당 7.53위안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경제와 밀접한 한국·말레이시아 등 신흥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5위안까지 떨어지면 러시아 루블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멕시코 페소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한국 원화 등의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기업 채무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심대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외환보유액으로 위안화 가치를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앨버트 애드워즈 SG 이코노미스트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외환보유액이 2조8,000억달러로 떨어지면 인민은행이 결국 환율을 시장에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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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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