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사드 부지 선정…벌써부터 님비 현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사드가 배치될 지역이 어디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기파가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사드 도입에 대한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NIMBY)’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사드가 배치가 유력한 지역으로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경기 평택과 대구, 경북 칠곡과 강원 원주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사드 도입에는 대다수가 찬성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로 들어오는 데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 주한미군 기지가 속한 대구 동구을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대표적인 사드 찬성론자다. 하지만 유 의원 측 관계자는 10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사드 부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답변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도 “당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것도 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와 인접해 사드 부지 후보로 오른 경북 칠곡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칠곡이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어 알아보니 대구가 더 유력하다고 하더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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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을 지역구로 하는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역시 불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도 통화에서 “아직 평택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예측하고 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구 구민들의 의견을 결국 수렴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사드 배치 도입이 확정될 경우 ‘반대’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 역시 “정부의 결정이나 당론과 상관없이 무조건 우리 지역 내의 사드 도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드 전자기파가 사람에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도입을 찬성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사드 부지로 거론되는 지역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평택,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의 대구 등 여권 지도부의 지역”이라며 “만약 이곳이 사드 부지로 선정됐을 경우 지역구민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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