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살얼음판 글로벌 경제] 산유국 감산, 또 '희망고문'?

시장 "공급과잉 해소" 기대에 유가 상승률 7년만에 최대

실제 감산 가능성은 낮아 상승세 지속할지 의문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실제로 감산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23달러(12.3%) 오른 배럴당 29.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년 만에 나온 1일 최대 상승률로 6거래일 연속 하락장을 끝내고 이번주 나흘 동안의 낙폭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10.98% 오른 배럴당 33.3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시장에서는 산유국들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특히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감산 합의 가능성 소식에 영향이 증폭됐다. 신문은 "OPEC 모든 회원국은 감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장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의 말을 전했으며 이 발언은 지금까지 감산에 반대해온 사우디아라비아조차 생산을 줄이는 데 동의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감산 합의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은 사라지고 OPEC 회원국뿐 아니라 비회원국도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발표도 힘을 보탰다. 미국의 원유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는 지난주 기준 미국의 오일 채굴장치가 439개로 일주일새 28개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OPEC이 실제로 감산에 나설 확률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프라이스퓨쳐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전략가는 "한 달 전 까지만 해도 감산에 매우 부정적이던 UAE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으며 클리퍼데이터의 매튜 스미스 원자재 담당이사 역시 "OPEC의 감산 가능성 소식은 허튼소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이상현상이며 원유시장이 '패닉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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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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