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이란, 외국 정유사 눈독

"안정적 휘발유 공급처 확보"

브라질 등 5개국에 투자 추진

서방의 금융·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브라질 등 외국 정유사에 대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초기 단계지만 이란 정부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에 투자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페트로브라스가 브라질 북동부의 마란하오와 세아라 지역에 계획한 300억달러(약 36조2,400억원) 규모의 정유시설 건설 2건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현지언론들은 이란이 브라질뿐 아니라 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인도네시아·시에라리온 등 최소 5개 국가의 정유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이란 국영 석유건설사 NIOEC의 하미드 샤리프 라지 이사는 "이란은 현재 일일 용량 25만배럴의 말레이시아 정유시설 지분 30%를 사들였고 30만배럴 규모의 인도네시아 정유사 지분 40%도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10일 이란 타스님뉴스가 전했다.

이란이 외국 정유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미 진행 중인 정유시설에 참여해 안정적인 휘발유 공급처를 신속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지만 그동안 서방의 제재로 정유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처지다. 이란의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일일 7,000만배럴 이상이지만 자체 생산량은 6,000만배럴에 그친다.

이란은 지분 참여한 외국 정유시설에 자국 원유를 판매해 석유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저유가 상황에서 수요자를 다변화해 산유국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외국 정유사 지분을 사들임으로써 만약 서방의 제재가 다시 이뤄지더라도 과거와 같은 고립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과 브라질 양국은 상호 정상 방문에 합의하고 교역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모하마드 알리 브라질 주재 이란 대사와 만나 올해 안에 이란을 공식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등 경제·통상관계 강화에 주력할 방침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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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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