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重 경영진단 통해 내실 다진다

생산부터 영업·설계까지

개선과제 본격 현장 적용


지난해 1조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뒤 '내실 경영'을 선포한 삼성중공업이 그룹 안팎의 정밀 경영진단을 통해 생산부터 영업·설계 전반에 이르는 시스템 개선에 나선다. 이는 현미경 진단과 근본 처방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설 연휴 직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에 따른 개선 과제를 받고 현장 적용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공정개선과 원가절감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여러 실천방안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실이 본격화한 지난 2014년 상반기 그룹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다. 200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당시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이 진행됐으며 2014년 말 조직개편과 판교 연구개발(R&D)센터 기능 강화, 풍력사업 대폭 축소 등의 조치가 단행됐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5,019억원까지 치솟으면서 후속 '처방'이 내려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까지 삼성중공업에 투입돼 거제조선소 야드를 돌며 경영부터 생산까지 사업 전반에 대한 정밀실사가 이뤄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 부문은 국내 빅3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현장의 자존심도 강하다"며 "외부 조언을 받는 것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처음부터 문제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전방위적으로 사업 재점검에 나선 데는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2007년 이후 8년 만에 찾았으며 지난달에는 삼성중공업 등 수주산업 계열사 사장이 모인 자리에서 "지난해 부실에서 교훈을 얻어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그룹 최고위층의 관심도 쏠려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2일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299억원으로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한 흑자 소식을 알리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경영의 초점을 내실을 다지는 데 맞추고 그룹 안팎의 컨설팅 결과를 고려해 △공정 준수 △고효율 선박 경쟁력 강화 △생산원가 절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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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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