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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오는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판이 요동치고 있다.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없지만 금융지주마다 '비은행 강화'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카드·증권·생명보험 등 핵심 계열사 CEO들의 임기 만료가 줄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각 금융지주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지주 고위임원들이나 은행 부행장급을 상당수 교체한 터라 계열사 대표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현직 CEO의 임기 연장을 막기 위해 투서가 나도는 등 인사판이 과열되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들이 3월 이사회와 정기주총 등에서 계열사 CEO들을 상당폭 물갈이할 예정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 인사를 마무리했지만 지주 이사회 개편 이슈가 남아 있다.
지난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순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입지를 다진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신한생명·신한캐피탈·제주은행·신한데이터시스템·신한아이타스·신한신용정보 등 계열사 7곳의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인 신한금투와 신한생명·신한캐피탈 CEO 교체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양호해 현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이미 2연임을 한 터라 세대교체 차원에서라도 교체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신한지주 안팎에서는 이미 이들 계열사 신임 CEO 후보군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당초 이동환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신한금투 사장으로, 이신기 전 신한지주 부사장이 신한캐피탈로 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말이 돌았으나 최근에는 신한금투 사장으로 김형진 현 지주 부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신한은행장 인선 당시에도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신한지주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핵심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신한금투 사장을 두고 은행과 증권 통합 임원을 맡았던 이 전 부행장이 유력시되다 최근에는 김 부사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판세"라고 전했다.
하나금융 역시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해 하나카드·하나캐피탈 등 7개 계열사 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특히 하나금투 CEO를 놓고 각축이 치열한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장승철 하나금투 대표의 연임이 유력시됐으나 최근 장 대표에 대한 하나금융지주 차원의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돼 연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직원 성과급 지급 문제 등과 관련해 장 대표에 대한 투서가 접수돼 지주 차원의 감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연임 여부에 최대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앞서 맏형인 KEB하나은행 부행장들이 대부분 교체된 가운데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과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의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인사에서 KB국민카드와 KB손보 등 핵심 계열사 대표 인사를 모두 끝냈지만 김옥찬 지주 사장이 최근 취임하면서 3월 주총 때 지주 이사회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윤종규 회장과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 및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김 사장은 아직 사내이사에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KB금융은 어윤대 전 회장 시절 지주 회장·사장·은행장이 모두 지주 이사회에 속했으나 임영록 전 회장 때는 지주 회장 1인만 사내이사에 속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