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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남산구간의 장충단공원에는 '한국유림독립운동파리장서비(韓國儒林獨立運動巴里長書碑)'가 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유림 대표 137명이 서명한 한국독립 호소 청원서가 파리강화회의에 제출됐다. 이것이 '파리장서'다. 앞서 3·1운동에는 종교계(불교·기독교·천도교 등)와 지식인·학생·민중이 참여했는데 두 세력만 빠졌다. 왕족 등 구 관료집단과 유림이다. 유림은 '3·1 독립선언문'에 왕정복고를 주장하지 않은 것이 불만이었다. 하지만 곧 잘못을 깨닫는다. 그리고 행동에 나서는데 바로 파리장서 사건이다. 일제에 의해 가혹한 탄압을 받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남는 계기가 됐다. 파리장서 전문이 비의 왼쪽면에서 시작해 2개 면에 쓰여 있다. 비는 1973년에 세웠다. /글·사진=최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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