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KB·한국금융·키움… 현대증권 인수전 본격화

KB·한국금융 인수의향서 제출… 키움證·메리츠종금도 가세 예상

현대證 등 3개 계열사 패키지… 그룹측 "4월까지 매매계약 완료"

매각가 1조 넘을지 관심 집중


현대증권 매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맞붙었던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나란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키움증권 역시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인수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리딩투자증권과 LIG증권 입찰에 참여했던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현대증권의 인수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는 만큼 시장은 현대증권의 적정 매각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투자은행업계(IB)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 3개사의 패키지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의 매각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의 지분과 기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0.13%등 총 22.56%의 지분과 경영권이다. 최종적인 인수자는 현대증권 자기주식 7.06%를 자동적으로 얻게 돼 실질적으로는 29.62%의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대측은 3개사의 패키지 매각가로 1조원 안팎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오릭스프라이빗에퀴티(오릭스PE)와 지분율 22.56%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6,474억원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의 100%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의 장부가치만 2,800억원이 넘는 다는 점을 들어 패키지 매각가가 최소 1조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현대증권 지분 22.43%의 장부가는 6,935억원으로 현재 평가액은 3,000억원 가량이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30%도 안되는 지분 확보로 국내 5대 증권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뿐 아니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 운용사와 저축은행을 함께 인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3개사 패키지 매각인 만큼 지난해 오릭스PE와 계약 체결 시점에 협상했던 9,400억원 정도를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로 증권·운용·저축은행을 모두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사 라인업을 다각화 시키려는 원매자에게는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인수후 분할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는 방법도 있어 인수 후보자의 선택지는 다양해 질 수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을 보유한 인수후보자의 경우 이들 자회사의 패키지 매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현대증권 주가가 지난해에 비해서 최근 크게 하락해 시가총액이 1조 2,500억원대에 그치고 있어 매각측과 인수측간 가격 차이를 극복해야 할 난관도 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현대증권 매각의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제3자에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할 경우 종국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급하게 금융3사를 패키지로 팔겠다고 나섰지만 헐값이라고 판단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현대그룹 입장에서 현대증권은 여전히 매물로 내놓기 아까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관련해 우선매수청구권은 저가 매수 방지를 위한 통상적인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또 지난해 현대상선이 우선매수청구권과 콜옵션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파킹딜 논란으로 매각이 불발된 만큼 이번에는 '진성 매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달 29일까지 LOI를 받아 3월 초에는 인수적격후보자(숏리스트)를 선정하는 한편 늦어도 4월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자문은 EY한영 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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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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