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모든 경제지표들은 글로벌 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촉발된 달러 강세가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경제도 갉아먹고 있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켄 램든(사진) 베어링 자산운용 영국 본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베어링은 250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358억달러(약 44조원)의 기관 및 개인투자가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램든 CIO는 "오는 3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난 한 달간 장단기 금리차가 현저히 축소됐고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보류 결정이 나온다면 경제, 기업 이윤, 자산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에서도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 회의록에서 올해 금리 인상 계획 변경이 논의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램든 CIO는 최근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진 이유에 대해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지원을 둘러싼 우려 때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와 저성장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경제를 자극하지 못하면서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만 키웠다"고 덧붙였다. 또 램든 CIO는 "신흥국의 경기를 위협하는 요소는 유가보다는 달러 표시 부채"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유가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원유 수입국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등 신흥국 내 영향이 상이하지만 달러 강세에 따라 부채 부담이 높아진 신흥국들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신흥국의 달러 표시 부채는 지난해 2·4분기 기준 9조8,000억달러로 2009년 이후 3조 달러 이상 늘어났다. 인도·터키·브라질 등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달러 채권을 대거 발행했다. 램든 CIO는 "최근 시장 불안이 실물 경제로 전이되고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로 급증하고 있는 금 투자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금값은 올 들어 14% 가까이 상승했고 지난주에만 7.1%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금 투자는 주로 전술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시장 변동기에 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인 선호 자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He is…
△1960년 호주 △1981년 멜버른대 학사 △1991~1994년 호주 내셔널뮤추얼펀드 매니지먼트(NMFM) 펀드 매니저 △1994~1997년 호주뉴질랜드은행(ANZ) 펀드 매니지먼트 호주 주식 총괄 △1998~2003년 슈로더자산운용 호주 주식 총괄, 슈로더자산운용 호주 CEO △2004~2013년 슈로더 글로벌 주식 총괄, RWC 비상임이사 △2014년 9월~ 베어링자산운용 런던(본사) C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