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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을 파고들어 찾아낸 답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충주 석종사를 책임지고 있는 회주이자 석종사 금봉선원 선원장을 맡고 있는 혜국 큰스님은 18일 석종사 선림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혜국 큰스님은 검색 한 번이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은 부족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검색의 삶에 익숙해져 처절하게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라 말 창건돼 1,000년 넘게 수행 공간 역할을 하고 있는 석종사는 매년 여름과 겨울 안거(安居)라는 수행법으로 일반인도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동안거 기간인 이날 석종사에서는 스님 30명뿐 아니라 일반인 100명 등이 하루 열두 시간씩 동안거에 정진하고 있다.
동안거는 음력 10월15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 3개월 동안 승려들이 외출을 금하고 참선을 중심으로 수행에만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혜국 큰스님은 "석종사에서는 철마다 스님뿐 아니라 100명이 넘는 신도가 안거 수행을 하고 있다"며 "안거는 인생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안거에 정진하는 이들이 두 부류로 나뉘는 만큼 안거에 임하는 스님들과 일반인들을 향한 큰스님의 당부 역시 모두 다르다. 스님들에게는 '익은 것은 설게 하고 선 것은 익게 하라'는 말을 건넨다. 화내고 슬퍼하면서 인생을 낭비하는 삶에 너무 익숙해 있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는 노력과 자신을 이겨내려는 노력은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출가자가 아닌 만큼 맞춤형 당부를 건넨다. 혜국 큰스님은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욕망을 아예 없앨 수는 없다"면서도 "욕망에 끌려가지 말고 잘 이끌어 욕망의 주인이 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경제 문제, 남북 문제 등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혜국 큰스님은 "부처님은 이 세상이 더럽혀진 적은 없으며 더러워진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꾸라고 하셨다"며 "내 마음을 수행해 마음의 문을 여는 의식 운동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주=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