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개성공단 北 내부문건 입수] 北 "적 선진기술 빨리 습득해 개성공단 자체 운영능력 키워야"

가동초부터 폐쇄·자산몰수 염두 가능성… 군 위장취업도

KBS 보도… 통일부 확인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초기부터 공단 폐쇄와 자산몰수까지 염두에 두고 공단을 운영했을 개연성이 있는 북한 문건이 드러났다.

18일 KBS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6년 내부 문건을 통해 개성공단과 관련해 "적들의 선진기술을 빨리 습득해 맡겨진 기계·자재들을 자체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준비해 공장을 자체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최단 시일 내 키워나가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KBS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조직은 '당세포를 충성의 세포로 만들기 위한 사업계획서'라는 제목의 수기 문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은 개성공단에 대해 "단순한 경제협력지대가 아니라 첨예한 계급투쟁마당"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지시했다.

또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감시 지침이 적혀 있는 '군중감시망 기록부'를 통해 북한 군인이 신분을 속이고 개성공단에 위장 취업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위장 취업 정황이 있는 북한 군인 26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개성 지역을 관할하는 북한군 6사단 당위원회가 2010년 작성한 사업계획서에는 부대 안에 자본주의의 '향기로운 바람'이 침습하지 못하도록 사상교양사업과 투쟁을 강화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대대급 이하 부대의 경우 집중 교양 학습을 진행하라는 지침도 하달됐다. 이는 북한 군부가 개성공단을 통해 남측의 사상과 문화가 유입되는 것을 철저히 경계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통일부는 이날 KBS보도에 대해 "그러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며 이 문건이 북한에서 작성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북한이 개성공단 개발 초기부터 갖고 있던 여러 인식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지난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및 우리 측 인원 추방 조치에 이어 이번 문건 공개를 계기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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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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