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어린이가 하늘이 되는 세상

박찬규 인본민주주의연구소장

박찬규-1

뼈만 남을 정도로 야윈 7살배기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자 아내와 함께 시신을 토막 내 집안 냉장고에 4년 가까이 보관한 충격적인 일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부모의 폭행으로 숨진 뒤 집 방안에 버려져 반미라가 된 여중생의 시신이 또 발견됐다. 그런데 뒤이어 부모의 잔혹한 폭행으로 숨져 산속에 암매장된 7살짜리 어린이가 백골이 돼 발견됐다.

왜 우리 사회는 부모가 소중한 자식을 학대의 대상으로 삼아 끔찍한 폭행을 해 죽게 하는 참혹한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일까. 한국은 물질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와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물질적인 성장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 사회는 돈이 최고 가치로 군림하는 황금만능주의가 자리 잡게 됐고 윤리와 양심의 가치가 약화됐다. 이런 사회는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엽기적인 부모의 자식 살해뿐만 아니라 자식의 부모 살해 같은 패륜범죄가 끊이지 않는 반인간적인 사회가 된다. 또 온갖 사기 범죄나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범죄가 끊이지 않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된다.

그렇다면 위기 상황까지 이른 우리 사회의 중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사람의 존엄함을 최고 가치로 삼는 사회가 된다면 완치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스스로 존엄한 존재이기에 반윤리적인 이익이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나 대상이 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하늘처럼 존엄한 사회에서 돈이 최고 가치로 군림하고 윤리와 양심이 짓밟히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런 사회에서는 모든 어린이도 하늘처럼 소중한 존재로 부모에 의해 학대받고 살해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게 된다. 하늘 아래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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