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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주가 본격화한 위례신도시의 전세시장이 지난 2008년 말 잠실에서 발생했던 역전세난의 '데자뷔'를 보이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전세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입자를 찾지 못해 전세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례신도시에서 입주가 예정된 단지는 총 6곳 4,89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입주한 단지를 합치면 8,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한꺼번에 입주가 진행되면서 현재 위례신도시 전세시장은 내홍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위례사랑으로부영' 85㎡(전용면적)의 전세가격은 3억 3,000만~3억 8,000만원 선이다. 매매가격이 6억~6억 5,00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50% 수준이다. 이는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74.3%)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그만큼 전세가격이 싸다는 의미다.
지난달부터 입주 중인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단지 101㎡형의 전세가격은 4억원 내외. 7억 6,000만~8억 1,000만원 수준인 매매가격과 비교했을 때 절반 정도 가격에 불과하다.
위례신도시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3,600여 가구의 입주가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라 전세가격은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격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의 이런 상황은 지난 2008~2009년 잠실의 모습과 비슷하다. 잠실도 2008년에만 3개 단지, 1만 8,105가구의 재건축 단지 입주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전세가가 하락하는 등 역 전세난을 겪었다.
재건축 단지 입주 초기 역 전세난이 발생했던 잠실 일대는 2년 후 재계약 시점에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오히려 세입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지역으로 이주를 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실제 2008년 하반기 26.85%를 기록했던 송파구 잠실동의 전세가율은 전셋값 상승으로 2년 후인 2010년 하반기 38.95%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잠실의 전례를 비춰봤을 때 위례신도시도 재계약 시점에서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입주가 진행되는 시점에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대부분의 신도시들이 겪는 문제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회복할 것"이라며 "잠실의 경우 기반시설이 갖춰진 상황에서 입주물량이 쏟아진 반면 위례신도시는 기반시설이 아직 완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2년 여의 시간이 지나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잠실보다 더 크게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