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비우량 등급 기업들 사모債로 눈 돌린다

공모 발행해도 미매각 우려에 고금리 주고라도 자금조달 나서

수익률 노린 기관도 호응


비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모 회사채 발행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공모 발행 시 우려되는 미매각을 피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줘서라도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과 저금리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운용수익률을 내야 하는 일부 기관들의 수요가 사모 회사채에서 맞아떨어진 셈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사모 발행된 회사채(전환사채 포함) 물량은 총 7,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약 4,000억원 감소했지만 2014년 같은 기간의 4,206억원에 비해 약 2,7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7일에는 ㈜한라가 2·3년물 총 788억원의 회사채를 발행금리 7.82%에 사모로 발행했고, 18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1년 6개월물 300억원의 회사채를 금리 2.53%에 사모로 발행했다. 이에 앞서 두산타워도 지난 5일 회사채 3년물 200억원 어치를 금리 4.3%에, LG이노텍이 3·4년물 5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 AA급 이상인 우량 회사채와 3년물 이하 단기물에만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자 비우량 기업들이 사모 사채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 'AA'인 CJ제일제당은 지난 19일 5,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무려 1조1,800억원이 몰린 반면 신용등급 'A'인 SKC와 한화케미칼은 5년물에서 일부 미매각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와 비우량 회사채 간 시장 수요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우량 등급의 기업들은 미매각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며 "이들 입장에서는 소수의 투자자들과 협의를 거쳐 다소 높은 금리를 주더라도 자금을 원하는 만큼 조달할 수 있는 사모 회사채가 더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의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도 저금리 상황에서 사모 회사채의 높은 수익률은 매력적이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약정된 운용수익률이 높은 일부 공제회를 중심으로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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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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