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입 의존하던 자동차용 반도체 국산화 시동

집적회로·센서 등 개발 잇따라 글로벌 업체들 비해 규모 작아

대기업과 협력으로 경쟁력 높여야

롯데, 印尼 온라인 전자상거래시장 진출


사이드미러를 접고 펴는 역할부터 차량용 통신·멀티미디어 담당까지 최신 자동차에는 줄잡아 800~1,000개에 이르는 반도체가 탑재된다. 스마트카 시대가 열리면서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계가 그간 수입에 의존했던 자동차 반도체의 국산화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고 나섰다. 90%가 넘는 미국·일본·유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올해 300억달러(약 37조원), 오는 2021년에는 4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영토를 넓힌다는 목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기업(팹리스)인 '아이케이세미콘'은 최근 들어 차량의 모터 등을 제어하는 집적회로(IC)를 한국 지엠과 현대자동차그룹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옛 LG반도체 출신 임직원들이 다수 포진한 이 업체는 5년이 넘는 노력 끝에 유럽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제치고 거래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 팹리스인 실리콘웍스도 차량용 센서를 지난 2014년부터 양산해 국내외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실리콘웍스는 자동차 반도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2018년 전체 매출 1조원 가운데 약 10%를 차량용 칩에서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밖에 김동진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아이에이는 차량용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설계, 현대차에 공급하면서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하이텍도 국내 팹리스와 연계해 차량용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계열사인 오트론도 반도체 설계 담당 사업부를 꾸리는 등 대기업의 관심도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통계를 보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올해 300억달러를 돌파하고 2021년 40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엄격한 신뢰성을 요구하고 한 번 공급 계약을 맺으면 장기간 바꾸지 않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뚫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가정용·산업용보다 긴 수명을 갖추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고장률 제로(0)를 달성해야 하는 신뢰성 시험을 1년 반 이상 진행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NXP·인피니언·르네사스 같은 해외 기업들에 대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의존도가 90% 이상이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제 막 국산화 시동을 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들은 규모도 작고 역사도 짧아 글로벌 업체들과 맞붙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SK하이닉스처럼 차량용 부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대기업들이 중소 반도체 전문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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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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