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VR시장,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중국 주시하라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상현실(VR) 분야에서 중국의 기세가 예상 밖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정보기술(IT) 굴기'가 스마트폰에 이어 VR 시장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VR 기기를 선보인 중국 기업은 3글래시스·바오팽 등 최소 8군데나 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VR 기기가 출시되면서 중국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추세다.

우리에 앞서 기기가 시장에 나오는데다 1년여 전 바오팽에서 선보인 제품은 30만대나 팔렸을 정도다. 올해 중국에 풀릴 VR 기기는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난 48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100만대, 2019년에는 2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폭발적인 성장이다. 시장이 커지니 전 세계 기업들이 몰려들고 관련 생태계가 생겨나는 등 벌써 선순환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이다.

1990년대부터 중국 정부는 VR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기업들을 물심양면 지원해왔다. 한국VR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VR 기업들은 기기와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LG전자 외에는 존재감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든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현재 국내에서 VR 기기를 만드는 기업은 삼성·LG 정도이고 일부 중소기업이 콘텐츠를 시연하는 시뮬레이터를 준비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구글에 이어 2위권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이 위안거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삼성의 '기어 VR' 전시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체험 후 탄성을 지른다고 한다. 하지만 MWC 전시회 보도에 만족할 상황이 아니다. 중국 등 경쟁자를 따돌리고 시장을 선점하려면 한두 기업의 분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관이 손발을 맞춰 기기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VR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한류 등 콘텐츠에서도 우리의 강점이 충분한 만큼 기회는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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