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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AIG,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IFC 내 지역본부 유치 약속 친서 확인”

"서울시의 책임 있는 대응과 AIG의 계약 이행 촉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전경 /사진=서울경제DB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전경 /사진=서울경제DB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개발과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AIG가 지난 2004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AIG 지역본부를 유치하겠다는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IFC 준공 후 4년 만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AIG가 서울시와 약속한 국제금융기관 유치는 소홀히 한 채 약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매각 차익을 거둬 떠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 AIG에 과도한 혜택을 주면서도 국제금융기관 유치 및 매각과 관련해 어떤 의무 조항도 두지 않은 서울시의 무책임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3일 김현아 서울시의회 SIFC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모리스 그린버그 AIG 이사회 의장 겸 최고의사결정 임원이 지난 2004년 5월 이명박 전 시장에게 IFC 내에 AIG 지역 본부를 유치하겠다는 친서를 서울시 투자유치과 특별위원회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그린버그 AIG 이사회 의장이 이명박 전 시장에게 보낸 친서에는 ‘서울이 주요 금융센터로 성장할 거대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AIG가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주요 다국적 금융 회사 중 우리의 중요한 지역 경영 기능과 활동을 그곳에 제일 먼저 위치시키는 회사가 됨으로써 지역 금융 중심지로서의 서울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시키는 데 선제적으로 앞장서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IFC 특혜의혹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에 외부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는 법무법인 양헌의 홍훈희 변호사는 “AIG 회장의 친서는 기본협력계약서 체결 보름 전 교부된 것으로서 계약서 체결에 중요한 동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서울시와 AIG의 기본협력계약서를 통해 AIG의 중요 사업부서를 IFC에 유치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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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AIG가 지역본부를 서울로 옮기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은 지난 2006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미국 워싱턴 방문 중에 국내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AIG와의 여의도 IFC 계약 때 비공개로 아시아 본사를 일본에서 서울로 옮긴다는 내용의 이면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과 AIG 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 약속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호 서울시 투자유치과 과장은 “친서의 본문에 지역본부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현아 위원장은 “서울시가 계약서를 문구 그대로만 해석해서 맥락과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친서의 내용은 당시 일본에 AIG 아시아 본부가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서 계약서를 쓴 것이며, 이를 고려할 때 친서의 내용은 AIG가 지역본부를 한국에 유치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AIG가 서울시 금융육성에 관한 계약 조항을 이행하지 않고 이득만 챙겨 떠난다면 서울시는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책임있는 대응과 AIG의 계약이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18일 IFC 특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행정상의 이유로 무산됐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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