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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Cine-Biz] 한국 영화, 해외진출 열쇠는 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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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가 니 할매다'의 한 장면.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 연구소장 영화학박사


최근 우리영화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영화업계는 해외진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영화 수출은 아직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증가세 또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산업의 해외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다.

영화의 해외진출 방식에는 직접배급을 통한 완성품 수출과 현지화를 통한 공동제작 그리고 자본투자를 통한 영화제작에의 참여 등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완성작 위주로 수출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흥행 성공이 쉽지 않다. 다른 상품과 달리 영화와 같은 문화상품은 그 나라 배우가 연기해야 공감대를 이뤄 흥행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 제작사와 협업하거나 공동제작 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영화업계도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에서 인기를 얻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가 그것이다.

중국판 '수상한 그녀'는 중국배우를 출연시켜 '20세여 다시 한 번'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했다. 지난해 1월 중국 전역 55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되었고 한화로 657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베트남배우가 연기하는 '내가 니 할매다'라는 제목으로 개봉해 476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베트남영화 1위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에는 타베 미카코 주연의 일본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수상한 그녀'는 현지인들의 정서에 맞추어서 내용도 각색되었다. 중국판에서는 멜로 라인을 강조했으며 베트남판에서는 코미디영화로 변신했다. 중국 관객들은 중심인물들 간 멜로 라인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코미디언들이 벌이는 코믹연기가 흥행요소로 작용했으며 가족을 중시하는 사회인만큼 가족애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CJ E&M는 중국 영화제작사와 합작해 올해 '파이널레시피' '평안도' '강호출산기' '써니' 등 네 편의 영화를 중국에서 개봉할 계획이다. 쇼박스는 중국 미디어기업 화이브러더스와 독점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6편 이상의 중국 영화를 공동제작 할 계획이다. NEW는 중국 화책미디어에서 535억 원의 투자를 받고 '화책합신'이라는 중국합자법인을 설립했다. '가문의 영광'이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을 미주지역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지 배우를 기용하는 것은 물론 자본투자를 통해서 제작에 참여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보다 앞서 해외진출에 성공한 일본 소니엔터테인먼트의 사례를 본 받을 필요가 있다.

일본 소니사는 원래 삼성전자와 같이 전자제품 생산회사였다. 그러나 1989년 영화산업으로 진출하면서 미국의 콜롬비아 영화사와 트라이스타사 등을 인수했고 지금의 소니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하여 세계영화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의 자본과 미국감독 그리고 미국배우를 고용해서 할리우드 영화를 제작하며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우리 영화산업도 해외진출을 성공하자면 완성품 수출에만 치중해서는 안된다. 현지화를 통한 공동제작은 물론 자본투자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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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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