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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유럽은 계속 성장한다

빈센트 유빈스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시장 전략가

빈센트 유빈스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 시장 전략가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유로존 국가는 지난해 1.5%의 완만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내수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유로존의 신규 등록 승용차 숫자는 전년 대비 13%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3년 3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다. 아울러 지난해 3·4분기의 소매지출 증가율은 2년 만에 가장 높은 3%를 기록했다.

이러한 내수 개선의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다. 유로존의 소비는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실업률도 낮아지고 있다. 초기에는 공공 부문에서 실업률 하락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다.

유로존 국가는 수입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은 유로존의 소비자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들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적완화 정책을 오는 2017년 3월까지 연장하고 예금금리를 -0.3%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시장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ECB의 자산 규모는 내년 3월까지 기존 대비 33%나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10일(현지시간) 열리는 ECB의 3월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세부 내용은 불확실하지만 자산매입과 예금금리 인하를 통해 확장적 통화정책의 기조를 2년 동안 유지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조치는 유로화의 가치 상승을 막아 수출에 기여할 것이다.

민간 투자의 회복 속도에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스페인 등에서는 기업 투자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실제 ECB의 올해 1·4분기 조사에 따르면 차입 의향이 있는 기업의 숫자는 200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자재 분야를 제외한 유로존 내 기업의 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화 약세와 내수 회복이 기업의 이익성장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자재 업종을 제외한 유로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지난해 줄곧 미국과 일본, 유로존 외 유럽 국가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6.8%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소식은 이러한 성장세가 유로존 증시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테러, 시리아 난민 관련 소식으로 유로존 경제 회복에 대한 불신이 이어졌다. 회의론 때문에 유로존 주식의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환경이 좋지 않지만 선별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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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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