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뿔난 김무성 "윤상현 사과 안 받아"

與 윤상현 파문...친박-비박 전면전

비박 "정계 은퇴해야" 공세에 친박 "취중에 나온 실수" 진화

윤 "대화 녹음 의도적 음모"...당시 통화서 친박 실세 A 의원 등도 거론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계파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하는 컷 오프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친박계는 “취중에 나온 단순 실수”라고 윤 의원을 두둔하면서 막말 파문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사력을 다해 방어하는 모습이다.


윤 의원은 녹취록 공개에 따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9일 오전 다소 위축된 표정으로 당 대표실을 찾았다. 윤 의원은 직접 김무성 대표를 만나 사과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한 후 약 30분간 문밖에서 대기했으나 김 대표가 다른 문을 통해 빠져나가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 대표가 ‘문전 박대’로 ‘사과 수용 불가’ 입장을 에둘러 전한 셈이다.

전날 채널A 보도로 윤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화 통화에서 “김무성을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 버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같은 언론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은 당시 통화에서 “A형·B형 하고 같이 정두언이랑 얘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통화에서 거론된 A 의원은 친박계 실세이며 B 의원도 지난 2012년 대선 승리에 큰 역할을 한 친박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이날 통화 상대에 대해 “공관위원이나 청와대 인사는 아니다”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통화 상대 역시 친박 의원 중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그동안 연일 계속되는 이 위원장의 물갈이 관련 발언에도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했던 비박계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 성토에 나섰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윤 의원은 정계를 은퇴하든지 스스로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몰아세웠다.

윤 의원은 이날 “대표님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면서도 은퇴 요구에 대해서는 “사적인 대화까지 녹음을 해서 언론에 전달한 행위는 의도적인 음모”라는 말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른 친박 의원들도 이번 파문이 공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일제히 윤 의원을 두둔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당의 공식 기구에서 진상규명이 되면 우리가 조치할 수 있다”면서도 “취중에 친구나 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방어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스스로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있지 않느나”며 “본인 실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나윤석·류호기자 nagija@sed.co.kr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