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지상 갤러리] 드니 '티욜루아의 분홍빛 교회'

모리스드니_티욜루아의분홍빛교회
모리스 드니 '티욜루아의 분홍빛 교회', 1921년, 캔버스에 유화, 43.2×76.5㎝
/사진제공=한국i문화사업단

교회 앞쪽으로 우뚝 솟은 바위부터 수평선 너머의 작은 언덕들까지 뒤덮은 분홍빛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 오른쪽으로 허둥지둥 뛰쳐나가는 검은 옷의 사나이다. 동시에 왼편에는 벽에 기대 대화에 빠져 있는 두 사람이 보인다. 검은 옷의 사나이가 마치 이 평화로움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화가 모리스 드니(1870~1943)는 '나비파'의 대표 인물이다. '나비'는 히브리어로 예언가라는 뜻이며 나비파의 그림은 흔히 '상징주의'로 분류된다. 드니는 "회화는 자연의 순수한 재현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어야만 하고 내용과 형식을 통해 의미가 부여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차 세계대전의 공포를 겪은 드니는 자연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는 인간 존재를 섬세한 감수성으로 표현한 이른바 '정서적 풍경화'를 즐겨 그리며 전쟁 이전을 그리워했다. 이 그림은 작가가 자주 그렸던 브르타뉴의 해변 풍경과 닿아 있다. 단순화한 대상 표현과 어두운 윤곽선의 사용이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드니는 사랑했던 아내 마르트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지난 1921년에 이 그림을 그렸다. 작품에서 빛이 난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태양처럼 눈부신 하얀 구름 때문일 것이다.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 1588-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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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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